사설

첫 대선 TV토론, 유권자 갈증 풀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4자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4자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대 대선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3일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상파 3사가 120분간 생중계한 토론에서 부동산·외교안보·일자리 해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유권자 3명 중 2명이 대선 후보 됨됨이를 판별하는 잣대로 삼겠다고 한 ‘토론 열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주목도에 걸맞게 답을 찾는 경연장이 됐는지에 대한 평가는 인색할 수밖에 없다. 시민 눈높이에 못 미치고 채울 것이 많은 토론이었다.

네 후보는 외교안보 토론에서 정면으로 부딪쳤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발언에 대해 “혐중으로 갈등 부추기고 경제적 피해만 키우려는 것”이라며 추가 배치 장소를 캐물었고, 심 후보는 “윤 후보의 ‘북 선제타격’ 발언은 대통령으로서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사드 배치는 강원도·충청도·경상도 등지에서 찾을 수 있다”며 선제타격은 준전시 상황에서 취할 것이라고 맞섰다.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최우선 시책은 “공급 확대”(이 후보), “대출 완화”(윤 후보), “주택보유율 80% 확대”(안 후보), “집값 하향 안정”(심 후보)으로 갈렸다. 방향이 엇갈리면서 실효성·재원에 대한 심도 있는 검증과 논쟁은 이뤄지지 못했다.

자유 주제로 벌인 7분씩의 주도권 토론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새로운 정황·증거 제시는 없이 대장동 국정감사에서 한 공방만 재연했다. 이날 네 후보가 합의한 것은 연금개혁 조기 착수 약속에 그쳤다. 등장한 의제는 많았지만 물음표만 남기고 끝난 ‘맛보기’ 토론이었다.

첫 TV토론은 과제도 남겼다. 네 후보의 발언 시간은 각자 18분 정도에 불과했다. 국정을 운영할 식견과 정책을 깊이 살피고 유권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선관위가 예고한 4자 법정토론은 오는 21일(경제)·25일(정치)과 3월2일(사회)에 오늘처럼 2시간씩 잡혀 있다. 유권자의 바람대로, 더 많은 4자토론과 1대1 토론이 이어져야 한다. 언론사·정치학회 등과 후보 간 합의에 따라 2017년엔 3시간20분간 긴 토론이 열린 적이 있다. 토론 방식도 후보들의 차이와 강·약점을 판단할 수 있도록 예상 질문이 많이 오가는 주제토론보다 자유토론을 늘릴 필요가 있다. 시민들은 서로 헐뜯고 퍼주기 공약만 쏟아내다 끝나는 토론을 원치 않는다. 대면 접촉이 어려운 코로나19 대선이다. 선관위와 후보들은 누가 대통령이 될 사람인지 견줘 볼 TV토론을 더 자주 충분히 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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