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붙는 민주당 대표 경선, 역동적 정당 거듭나는 계기 돼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8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선 97그룹(1990년대 대학 입학·1970년대 출생)이 당대표 선거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강병원·박용진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3일에는 강훈식 의원이 도전을 공식화했다. 97그룹 중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97그룹보다도 훨씬 젊은, 26세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출마 결심을 밝히면서 ‘포스트 86세대’가 대거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불과 1년 전 전당대회에서 86세대(80년대 대학 입학·60년대 출생)인 송영길·홍영표·우원식 후보가 대표직을 놓고 겨룬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만하다.

포스트 86세대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민주당의 ‘혁신’이다. 오랫동안 당 주류를 장악해온 ‘고인물’ 86세대를 비판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겠다는 외침이다. 강병원 의원은 ‘철저한 반성과 혁신’을, 박용진 의원은 ‘혁신에 대한 열망’을, 강훈식 의원은 ‘반성과 혁신에서 출발’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역시 지방선거 전 약속했던 5대 혁신안 실천을 출마 명분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4·7 서울·부산 시장 보선을 시작으로 올해 대선·지방선거까지 3전3패를 기록했다. 문제는 최악의 연패에도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에 이어 우상호 비대위까지 새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변화의 싹을 틔우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이제 관심은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의 출마 여부에 모이고 있다. 친이재명계는 대안부재론을 내세우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한다. 포스트 86세대 주자들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에 맞서 이 의원과의 일전을 각오하는 기류다. 대표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세력이나 계파 간 대결이 아니라 당의 노선을 놓고 혁신 경쟁을 펼쳐야 한다. 97그룹 주자 사이에는 이 의원과 대등한 승부를 벌이기 위한 후보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기존 정치문법에 따른 합종연횡이 아니라 노선과 정책을 매개로 한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세대교체는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준다고 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힘으로 민심과 당심을 설득할 수 있을 때만 동력을 얻게 된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리더십’ 대 ‘세대교체론’의 치열한 대결을 통해 역동적 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식상한 계파 대결이나 보나마나한 느슨한 경쟁은 민주당을 ‘평생 야당’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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