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익수 소환한 ‘이예람 특검’, 남은 의혹 철저히 밝혀야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24일 군검찰 부실수사 의혹의 핵심인물인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을 소환 조사했다. 전 실장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가 지난해 3월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당한 뒤 지난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할 당시 공군 법무라인 최고 책임자였다. 그는 성추행 사건에 대한 부실 초동수사를 지휘한 혐의(직권남용·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전날 이성용 전 공군 참모총장이 조사받은 데 이어 전 실장까지 소환되면서 특검 수사는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특검팀은 전 실장을 상대로 성추행 사건 발생 당시 군검찰로부터 보고받은 경위와 사후 조치 등을 조사했다고 한다. 20비행단 군검찰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두 달 후 사망하기까지 가해자 조사를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늑장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중사가 숨진 후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를 벌여 15명을 재판에 넘겼으나, 전 실장 등 공군 법무실 지휘부는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유족과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자 지난 4월 국회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켰고, 6월부터 안미영 특검팀이 공군과 국방부 내 은폐·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8월13일이 1차 수사기한이었던 특검팀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기한을 연장받았지만, 다음달 12일까지는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 게다가 군인권센터가 지난해 11월 ‘전 실장이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정황이 담겼다’며 폭로했던 ‘전익수 녹취록’ 원본파일이 조작된 정황이 드러난 점이 변수로 부상했다. 전 실장은 “군인권센터 책임자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특검까지 하게 만들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전 실장 소환에 앞서 국방부 소속 군무원과 공군 공보정훈실 장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잇따라 기각됐다. 시간 부족 등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여건만 탓할 수는 없다. 안미영 특검팀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성폭력 사건의 실체는 물론 부실한 초동수사를 둘러싼 의혹의 진상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23세 청년이 어떻게 죽음으로 내몰렸는지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만이 군 내 성범죄를 발본색원하고, 이 중사와 같이 안타까운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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