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크름대교 폭발 후 거세진 러 공세, 확전 안 된다

러시아가 10일 오전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 75발을 퍼부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가 있는 키이우 중심부 등을 집중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8개 지역 기반시설 11곳이 피해를 입고, 키이우에서만 최소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발표했다. 러시아의 키이우 미사일 공습은 74일 만이고, 크름대교 폭발 사고 후 보복 조치를 예고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유럽연합(EU)은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고, 주요7개국(G7)은 11일 긴급회동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은 지난 8일 새벽 크름대교 자동차 통행로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개통된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로, 이번 전쟁에서도 러시아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당국과 군은 개입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지목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존심’처럼 여기는 크름대교 폭발의 기획·감행·배후지원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했다”며 러시아의 민간 인프라를 파괴한 테러행위로 규정했다. 키이우엔 러시아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우크라이나 특수정보국(SBU)이 있다. 러시아가 크름대교 폭발 직후 예고한 보복 조치가 현실화한 셈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개전 228일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반격이 거세지고 러시아가 ‘동원령’으로 맞선 만큼 확전 가능성이 커졌다. 키이우 공습 직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복수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대통령실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가까운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에서 폭발이 있었다. 러시아가 우방인 벨라루스와 합동지역군을 구성했다는 소식도 있다. 전선이 인근 국가로까지 번질 일촉즉발의 상황이 된 것이다. 전날엔 원전이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도 6발의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졌다. 전쟁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중재가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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