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김용 수사’ 오로지 증거와 법리로 하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속영장을 금명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8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그를 체포한 상태다. 김 부원장의 체포 영장에는 ‘대선자금’이라는 표현이 명시됐다고 한다. 검찰 생각을 요약하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수익금 일부가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을 거쳐 이 대표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법원이 김 부원장의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 수사가 근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벌써부터 미심쩍은 부분이 보인다. ‘8억원 플러스알파’나 ‘대선자금’ 등 확인할 수 없는 피의사실이 흘러나오고 있다. 몰아가기 수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피감기관인 검찰이 국정감사 기간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려 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정치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판인데 검찰 스스로 야당과 정면으로 맞섰기 때문이다. 사건 중심에 있는 유 전 본부장이 석방된 것도 공교롭다.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 유리한 진술을 해준 대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김 부원장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의 최종 타깃인 이 대표도 20일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만약에 (유동규 전 본부장이 김용 부원장에게) 대선자금으로 줬다는 주장이 맞다면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 변호사·구속)이라는 사람이 작년 가을쯤 귀국할 때 ‘10년 동안 찔렀는데도 씨알 안 먹히더라’라고 인터뷰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는 그 정치적 파장이 엄청나다. 이 대표는 물론 거대 야당의 명운이 검찰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은 탈북 어민 북송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겨누고 있다. 그런 만큼 검찰은 한 치의 오해도 생기지 않게 오로지 사실과 법리로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기소와 공판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혹여 과거처럼 수사 내용을 검찰에 유리한 쪽으로 흘려가는 방식으로 수사한다면, 그래서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한다면 감당 못할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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