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년 만에 감소세 돌아선 수출, 산업구조 점검해야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마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2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줄었다. 수입액은 9.9%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는 1997년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인 356억달러로, 올해 연간 적자가 500억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최근의 무역적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난 와중에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급격히 불어나며 발생했다. 이 와중에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해온 수출마저 쪼그라든 것이다. 수출로 경제를 지탱해온 한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국과 품목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중국에 대한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에 비해 15.7% 급감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 6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다. 2020년과 2021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5%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23%대로 떨어졌다. 중국은 시진핑 3기 체제 출범 이후 경기둔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17.4% 줄었는데, 2019년 12월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최근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두운 터널에 갇힐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재고 과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반도체 등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소·벤처,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우주 등 5대 분야 신성장 수출동력 확보 실행계획을 내놨다. 수출이 단기간에 증가세로 돌아서기 어려운 만큼 수출전략을 점검하고 산업구조 재편을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다. 다만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대적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에는 의문이 든다. 투자는 적절한 시기에 집행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는 수출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미국이 40%를 차지하는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절실하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필요하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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