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내 마스크 자율화 시작, 혼선 최소화 노력해야

코로나19 방역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30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해제됐다. 2020년 10월 의무조치가 도입된 지 2년3개월 만에 ‘권고’로 바뀌면서 과태료도 사라진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이 코로나19와 맞서야 했던 팬데믹 초기와 달리, 국민의 98.6%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겨울철 재유행도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거나 자체적으로 유지키로 결정한 경우가 적지 않아 당분간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방역당국의 새로운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을 보면, 30일부터 대형마트·백화점·쇼핑몰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학교·학원·어린이집과 경로당·헬스장·수영장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문제는 두 영역 사이 헷갈리는 경우들이다. 지하철과 열차 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나 대합실과 승강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병원·감염취약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지만, 감염 확산 우려가 적은 1인 병실 등은 예외다. 마트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장을 볼 수 있지만, 마트에 입점한 약국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정부가 ‘자율’에 맡겼지만 각 기관·업체는 시기상조라며 마스크 착용 방침을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별 학교·학원·어린이집 차원에서 대규모 감염 예방을 위해 당분간 마스크 착용 조치를 유지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한다. 지자체별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시설을 추가할 수도 있다. 매번 까다롭게 따지기보다는 차라리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게 마음 편하다고 느낄 시민도 많을 듯하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고 팬데믹 이전의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기에 앞서 거쳐야 할 불가피한 과도기인 셈이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장소에선 눈에 잘 띄는 알림 표시를 하는 등 적극적 홍보를 통해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 실내 마스크 자율화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나 갈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시민 의견을 수렴해 신속하게 조치해야 함은 물론이다. 더불어, 시민 역시 자율방역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조치가 해제된 공간이더라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거나, 밀집되고 환기가 어려운 환경일 경우 스스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시민 모두 힘을 보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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