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 대비 못한 새만금 잼버리, 생존게임장 만들 텐가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속 전북 새만금에서 치러지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비상벨이 울렸다.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영식이 열린 전날에만 20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수십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일 개막 후 사흘 만에 온열질환자는 1000명이 넘었다. 당장 잼버리에 자녀를 보낸 국내외 부모들의 성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회 성공은 고사하고 국제적 망신을 산 행사가 됐다.

안전을 책임져야 할 조직위는 개영식이 열린 2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데도 잘못된 판단으로 사태를 키웠다. 온열질환 신고는 오후 10시42분쯤부터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10시54분쯤 행사 중단을 요청했지만, 조직위는 행사를 강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참가한 행사는 오후 8시부터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중단 요청 후에도 30분이나 더 공연이 펼쳐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찾아다녀야 했다니 조직위 대응이 안일하기 짝이 없다.

잼버리는 애당초 말도 탈도 많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회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자료 분석 결과, 사전 점검하는 프레잼버리 취소 사유가 야영장 시설 준비 부족과 침수 때문이었다고 지목했다. 여가부가 폐지 위기인데 제대로 준비할 수 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총체적 난국이었던 셈이다. 이랬으니 준비가 제대로 됐을 리 없다. 조직위는 야영장 부지가 폭염에 취약한 걸 알고 있었지만, 세운 대책이라곤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이 전부였다. 4만3000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병상도 턱없이 부족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열악했다. ‘스카우트정신’만으로 버틸 수 있는 야영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 여가부는 이 혼란의 책임을 조직위에 돌리는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였다. SNS에서는 “생존 게임장”이라는 조롱과 텐트가 물에 잠긴 사진도 퍼지고 있어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32년 만에 국내에서 두번째 열리는 잼버리는 세계에 한국을 알릴 행사다. 남은 기간 조직위는 불상사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 한덕수 총리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참가자 4만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정부와 조직위는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해 대회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유례없는 폭염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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