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영 워크아웃, 금융 여파 줄이고 분양계약자 보호해야

‘PF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사옥에 28일 회사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PF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사옥에 28일 회사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 한수빈 기자

자금난을 겪어온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날 만기도래한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 관련 48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한 것이다. 태영건설의 PF 대출액은 3조2000억원이고, 이달까지 갚아야 할 금액만 3956억원이다. 순차입금만 1조9300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하고 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개시된다. 그 후엔 채권단 관리하에 대출 만기 연장, 신규 자금 지원 등이 이뤄진다. 워크아웃 여부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결정하겠지만, 기업을 이 지경으로 만든 대주주와 경영진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엄정한 책임 추궁과 알짜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전체 건설업계 차원에서 보면 태영건설 부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에 이어 워크아웃을 신청할 건설업체들 이름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에 이르고, 고금리에 부동산 불황까지 겹쳐 연체율도 무섭게 뛰고 있다. PF 부실 확산으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처럼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제2금융권과 중소기업부터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정부와 당국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가라앉히고,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금융과 실물 경제에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기업의 옥석을 가린 뒤 금리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건설사 부도는 분양 계약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태영건설은 전국 주택사업장 22곳에서 1만9869가구를 분양했다고 한다. 만에 하나 태영건설이 쓰러지더라도 시공사를 교체하고 공사를 재개해 분양 계약자들이 입주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태영건설과 하도급을 체결한 500여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업체 대부분이 대금지급 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하지만 일시적으로 돈줄이 막혀 억울하게 흑자 도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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