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문 내전’ 민주당, 뿔뿔이 외칠 “정권심판‘ 힘 받겠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한 전략공관위원회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자신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한 전략공관위원회의 결정을 재고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기자회견을 했다. 본인 거취는 당 지도부의 답을 들은 뒤 표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는 이날 친문재인계 중진 홍영표 의원도 컷오프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틀째 사퇴 뜻을 꺾지 않고, 비명계 설훈 의원은 탈당했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만나 주거니받거니 공언한 ‘명·문 정당’의 공천 내분이 일촉즉발의 중대 기로에 섰다.

임 전 실장 공천 문제는 민주당 공천 갈등의 폭과 수위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그가 갖고 있는 친문계와 ‘86 운동권’의 상징성 때문이다. 그러나 컷오프 사유는 억측만 난무할 뿐, 당이 공식 발표한 것이 없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던진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에 기반한 것인가. 그렇다면 ‘검찰총장 윤석열’과 충돌하며 ‘정치인 윤석열’을 키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여전사’로 칭하며 전략공천 여론조사를 돌리는 건 모순이다. 그러다보니,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당권·대권 경쟁자의 싹을 잘라버리려고 컷오프했다는 정치적 해석까지 붙이고 있다.

그렇잖아도 민주당이 내건 ‘시스템 공천’은 공정성·신뢰 모두 흔들리고 있다. 정필모 선관위원장에 이어 이날 이재정 공천관리위원도 공천 결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사퇴했다. ‘하위 20%’ 다수가 비명계이고, 특정 업체가 공천 여론조사 물의를 일으킨 논란은 진상 규명이나 당 지도부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라임 돈 수수 의혹을 받는 기동민 의원은 컷오프되고,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이수진 의원은 경선 주자로 뛰고 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공관위원은 친명 성향 유튜브에 나와 “내가 임종석 실장이면 저한테 전화하겠다. 잘 봐달라고. 한 세 번쯤 (전화) 하면 그때 받을게요”라고 조롱했다가 파문이 일자 사퇴했다. 이러니 ‘이재명 사당’이란 말이 나오고, 공천·통합의 원칙이 뭔지 묻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고 말했다. 경선에 질 거 같은 사람들이 탈당하는 것이고, 나갈 테면 나가라는 것이다. ‘명·문 정당’을 약속한 당 대표가 소통은 뒷전이고 갈등만 키울 때인지 묻게 된다. 이 공천 내홍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당 지도부가 없고, 후진에게 길 열어주는 불출마 중진이 없다. 권한이 큰 이 대표가 책임도 가장 크다.

윤석열 정부의 ‘독단·독주’ 국정이 되풀이되고, 물가·일자리는 서민을 옥죄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중지란만 할 뿐, 정권심판·민생위기 소리가 뒷전에 밀려 있다. 뿔뿔이 외칠 “정권심판” 구호도 힘이 붙을 리 없다. 민주당은 ‘총선 치르는지, 전당대회 중인지’ 모르겠다는 시민의 시선에 무겁게 답해야 한다. 떨어지는 당 지지율은 ‘민주당 심판’ 경고음일 수 있다. 이 대표는 공천의 공정성·투명성을 높이고, 결자해지 자세로 당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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