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 한국의 전략은

곽태환 | 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가 국내외에서 잠잠한 가운데,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향후 국익에 따라 추진해야 할 장기적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군산복합체의 강력한 로비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는가가 한반도 미래 운명을 궁극적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다.

[시론]미국과 중국 사이, 한국의 전략은

현 동북아체제는 미국과 중국이 지배하는 ‘G2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시카고대학 존 미어샤이머 교수와 같은 현실주의 학자들은 중국이 부상하면서 미·중이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고, 결국 미·중 대결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외교적 접근을 추구하면 미·중 대결에서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동북아에서 세력균형정치의 지정학적 희생물이 될 우려가 있다.

반면 호주국립대 교수 휴 화이트 같은 학자들은 미·중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으며 미·중 간 ‘힘의 공유(power sharing)’를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 두 학파의 논리는 다 일리가 있다. 21세기 미·중은 경제적으로 상호의존 관계를 모색하고 안보적 측면에서 현실주의 입장을 견지하지만 경제적 상호의존관계와 현실주의 입장을 잘 조화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공동안보와 경제협력의 조화를 이루는 평화공존체제가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한반도 통일비전을 포함하는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미·중 공조가 필요충분조건인 이상 미·중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는 동북아 체제의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는 현 동북아 체제의 구조가 향후 한반도 사드 배치 사안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환언하면 G2 시대에 미·중 공조를 증진하기 위해 향후 우리 정부는 어떤 외교전략을 추진해야 하는가? 안보와 경제이익을 잘 조화하여 대한민국의 국익을 최대한 증진하기 위해 필자는 대미, 대중 ‘균형 외교’를 추진함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왔다.

군사적으로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단기적으로 한·미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되 중국과는 경제적 상호의존관계에서 경제 이득을 창출해야 하는 입장이 우리의 현실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표현대로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새로운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를 장기적으로 보류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동북아 국제체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은 남과 북이 주축이 되어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복원에 노력하여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한반도는 동북아 중심에 위치하고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인 미·중 사이에 끼어 있지만 더 이상 강대국에 끌려다니는 약소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세계 12위 중견국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때이다. 한국은 미·중 G2 시대에 미국과 중국의 이익을 조화하면서 동북아 안보와 평화를 구축하는데 중견국가로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김정은 제1위원장을 국제적 고립에서 끌어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국제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능동적인 균형외교를 추진하길 기대한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