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치쇼” 원색 비난

강병한 기자

“좌파 진영의 야합” 깎아내리기

한나라당은 6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55)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정치쇼”라고 깎아내렸다. ‘안철수 신드롬’이 야권 단일후보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듯 여당 의원들은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안 원장을 공격하고, 단일화 의미를 폄훼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57)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정몽준 전 대표(60)의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보·좌파 진영의 단일화쇼이며 국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면서 “야권의 단일화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묵묵히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선 “벼락 같은 인기로 정치적 내공 없이 뛰어들면 곧 자기 밑천이 드러나게 된다”고 했다.

김기현 대변인(52)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난 며칠간 국민을 혼란시켰던 ‘강남좌파’ 안철수 파동은 결국 좌파 단일화 정치쇼로 막을 내렸다”며 “선거만을 위해 야합한 곽노현식 단일화가 연상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듯하던 안철수씨의 본색도 알고보니 자신이 그토록 비난하던 구태 야합 정치인에 다름없음이 확인된 것”이라며 “안철수와 박원순 역시 좌파 야합 정치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때 당에서 러브콜을 보냈던 안 원장이 ‘반한나라당’ 입장을 밝히자 좌파로 몰아붙인 셈이다.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47)은 전화통화에서 안 원장을 향해 “무당파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가 다음날 야권성향을 표명하고, 오늘은 단일화로 불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은 너무 경솔한 것 같다”며 “밑천이 많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54)도 “이것은 단일화가 아니고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에게 떠넘긴 것”이라며 “안 원장은 이제 정치권에 들어와 온갖 진흙탕에 빠지면서 자기를 변호해야 한다. 자기를 이해시키는 일이 사업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인 안 원장의 불출마에는 안도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 지지를 선언한 만큼 안 원장의 ‘돌풍’이 박 상임이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박 상임이사가 민주당 등 야당과 ‘2차 단일화’를 이룰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권에 나오려고 안 원장이 양보한 것 같은데 박 상임이사로 단일화된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집권 여당답게 연예인 같은 후보가 아니라 행정 경험이 풍부한 능력 있는 인사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서울시당 위원장(61)도 “(박 상임이사가) 안 원장보다는 낫다. 외부 영입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길 후보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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