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결산

예정보다 긴 35분 연설, 22번 박수 ‘플래시 세례’

정환보·이효상 기자

국회 연설 안팎

원고 수정하느라 지각…의원들 향해 엄지 들어올리기도

조원진 ‘박근혜 석방’ 민중당 의원들 ‘전쟁 반대’ 팻말 시위

국회, 통로 폐쇄·경찰버스로 차벽 ‘과잉 경호·의전’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 둘째날인 8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한국 국회 연단에 선 6번째 미국 대통령이자,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4년 만의 연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움직이는 백악관’으로 불리는 전용차량 ‘캐딜락 원’을 타고 서울 마포대교를 지나 오전 11시쯤 국회 정문으로 들어섰다. 당초 11시부터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도착이 20분가량 늦어지면서 국회 지도부와의 환담과 연설이 차례로 밀렸다. 이날 아침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이 기상 악화로 취소되면서, DMZ 현장에서 발표하려 한 메시지를 국회 연설문에 반영하느라 일정이 다소 지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본청 1층까지 영접 나온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3층 의장 접견실로 향했다. 국회 방명록에는 “한국과 함께여서 대단히 영광이다. 감사하다”고 남겼다. 접견실에서는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 우원식(더불어민주당)·정우택(자유한국당)·김동철(국민의당)·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 등과 함께 3~4분간 환담을 나눴다.

트럼프는 환담에서 “아침에 DMZ를 가려다가 안개 때문에 못 갔다. 다음에 오면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동행했다.

이어 11시20분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손을 잡고 본회의장에 입장했고, 회의장을 가득 메운 650여명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저지하겠다며 상복 차림으로 국회를 출입해오던 한국당 의원들도 이날은 가슴에 달려 있던 근조 리본을 뗐다.

연설에 앞서 정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이 자리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각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양국 간 우의와 공동 번영의 새로운 머릿돌이자,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구현의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어떤 미 대통령보다 북핵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훌륭한 리더십과 협상력으로 탁월한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하기도 했다.

연설이 시작되자 회의장 의석과 취재진이 자리한 방청석 등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분하게 연설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손짓과 몸짓을 살려가며 연설을 이끌어갔다. 연설에 걸린 전체 시간은 당초 예정된 22분보다 13분 길어진 35분이었다. 입·퇴장 때를 합해 객석에서는 22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연설 종료 후 트럼프는 기립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뒤 함께 박수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일부 의원들의 ‘팻말 시위’도 눈에 띄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전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는 팻말을 들었다가 경위들에게 쫓겨났다. 연설 직후 민중당 김종훈·윤종오 의원은 ‘NO WAR(전쟁반대)’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서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국회는 단 2곳을 제외한 본청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국회 울타리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치는 등 철벽 경호를 선보였다. 국회 건물 내 통로를 아예 폐쇄하고 병풍을 둘러쳐 ‘과잉 경호·의전’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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