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

결정타 준비 못한 야당, 줄줄이 불참한 증인 ‘맹탕 청문회’

김윤나영 기자

야, 새로운 의혹 제기 없어…여당 총력 방어 속 금태섭 ‘쓴소리’

조국, 자료 요구엔 “압수수색 당해 없어”…명쾌한 해명 못해

<b>선서</b>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선서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선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선서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한 방은커녕 반 방도 없는 맹탕 청문회였다.”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당초 예상과 달리 밋밋하게 진행됐다. 청문회 초반만 해도 조 후보자를 사수하려는 여당과 조 후보자 낙마를 벼른 야당이 맞서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청문회 내내 새로운 의혹은 나오지 않고 이미 제기된 의혹이 재론되는 등 부실한 검증전으로 끝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장은 취재진 100여명으로 빼곡히 들어찼다. 청문회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5공 청문회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여야는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조 후보자가 선서를 마치자 자유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모두발언은 서면으로 대체하자”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조 후보자는 준비한 모두발언을 가까스로 읽을 수 있었다.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허위 수여’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딸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적 없고, 표창장 일련번호가 동양대 고유번호와 다르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종민 의원은 “고려대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이 솔직히 뭐 필요하냐”고 말했다. 그러다 ‘지방대 폄훼’ 논란이 일자 “취지가 왜곡됐다”고 발언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조국 청문회]결정타 준비 못한 야당, 줄줄이 불참한 증인 ‘맹탕 청문회’

‘방어 모드’에 나섰던 여당 의원들과는 달리,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후보자는 언행불일치 때문에 비판받는 것”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나서서 가짜뉴스를 가리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도 “두 명의 조국이 있다”며 “주옥같은 글을 써온 조국과 너무 많은 의혹을 받은 조국”이라고 쓴소리했다.

본격적인 청문회는 ‘한국당 의혹 제기→조 후보자 반박→한국당의 새로운 의혹 제기’가 이뤄지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와 부인 정경심 교수가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표창장이 정상 발행됐다’는 거짓 증언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추가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에게 정 교수와 최 총장의 통화 내역, 딸의 가족관계증명서, 딸의 질병 내역 등을 요구했지만, 원하는 자료를 받지 못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가 제출한 딸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찢어서 버렸다. ‘딸 출생신고는 선친이 했다’는 조 후보자 증언의 진위를 확인하려 했지만,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에는 딸의 출생 신고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 후보자도 의혹을 명확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최 총장의 휴대폰에 부인 정 교수와의 통화 기록이 두 번이나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부인의 통화 기록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딸의 동양대 표창장 사본도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당이 요구한 각종 자료들에 대해선 “압수수색당해서 없다”, “딸이 지방에 있어서 지금 없다”고 해명했다.

증인도 여야가 합의한 11명 중 1명만 출석했다. 여야가 전날에야 인사청문회 실시에 합의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전략 부재’를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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