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임종석 “박원순이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SNS에 글…‘2차 가해’ 비판

출구 찾던 박영선 측 또 악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23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회상하며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고 발언했다가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피해호소인 3인방’ 의원의 캠프 보직 사퇴로 ‘박원순 성추행 리스크’를 일단락짓고자 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입장에서는 또다시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박 후보는 논란 진화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은 박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의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여기저기 숨쉬는 마을공동체,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에서도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숲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임 전 실장 발언을 두고 ‘피해자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데다, 피해자가 지난 17일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음에도 박 전 시장을 모범으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지낸 임종석씨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어떤 이유로 치러지는지 모르지 않을 터”라며 “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박원순 계승 발언을 잇는 찬양·두둔 발언은 성폭력에 대한 민주당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 발언은 박 전 시장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권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 전 실장의 SNS 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좋아요’ 또는 ‘슬퍼요’를 누르며 공감을 보였다.

박 후보 캠프는 임 전 실장의 발언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다 논란이 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지난주 캠프에서 나가며 ‘박원순 리스크’ 출구전략을 찾는 듯했지만, 이날 임 전 실장 발언으로 해당 이슈가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임 전 실장 발언에 선을 그었다. 이날 한국기자협회 등이 주최 한 토론회에서 “임 전 실장하고 최근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박영선 서울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