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노무현, 밤엔 황교안…보폭 넓히는 이준석

박용하 기자

묘역 참배 후 권양숙 여사 만나

황에게는 “대선 함께 하길 기대”

<b>봉하마을 방문한 이준석 대표</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하마을 방문한 이준석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과 서울을 오가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낮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존중’을 약속하고, 밤에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당의 안정적인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당파와 진영 논리를 초월해 소통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뒤 처음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분향을 마친 뒤 방명록에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계시고자 했던 대통령님, 그 소탈하심과 솔직하심을 추억하고 기린다’고 적었다. 봉하마을 방문은 그의 지향점인 ‘공존’과 ‘통합’의 가치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권 여사를 예방한 뒤에는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문화를 우리 당에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선거에 임박해 그런 행동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면 대표로서 제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정당 간 대립 속에 (노 전 대통령께) 예를 다하지 못했던 부분을 겸허히 반성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세우려 한 가치인 소탈함이나 국민소통도 우리 당의 가치로 편입해 발전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곧이어 서울로 올라가 ‘강성 보수’인 황 전 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전임 대표로부터 당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조언을 듣는 차원에서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동에서 황 전 대표에게 “다가오는 대선에서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기대가 당내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황 전 대표는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 대표에게는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며 “다양한 성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도 있으니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내에선 중도에서 보수까지 확장된 당의 스펙트럼을 이 대표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강성 보수’로 인식되는 홍준표 의원이 복당했고, 황 전 대표도 움직임이 빨라지며 당의 ‘중도 노선’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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