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녹아들며 당 밖 넓히기…‘슈뢰딩거의 고양이’ 윤석열

심진용·유정인 기자

입당 뒤 김종인·금태섭 회동
2일 초선 의원·이준석 만남
‘두 토끼’ 실패 땐 집중 공세

<b>청년과 만남</b>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1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진행된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과 만남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1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카페에서 진행된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학적 결합, 외연 확장, 주도권 확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의 당면 과제다. 잡음 없이 국민의힘 속으로 녹아들면서, 한편으로는 외연 확장까지 이뤄야 한다. 모순관계에 빠질 수도 있는 두 과제를 무난하게 이룬다면 확고한 야권 1위 후보로 대선 구도를 주도할 수 있다.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격이 예상되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나선다. 입당 후 당내 첫 공식 행보다. 국민의힘과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전체 의원 103명 중 절반이 넘는 초선 의원 57명을 첫 목표로 삼은 셈이다.

강연 후에는 이준석 대표를 예방한다. 입당 당시 이 대표는 호남 일정 중이었다. ‘기습 입당’과 같은 뒷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와 서로 불편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 예방 후에는 사무처 당직자·보좌진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당 바깥에 있다가 평당원으로 들어왔으니, 당과 융합해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장은 다른 과제다. 그간 윤 전 총장은 입당을 미룬 주된 이유로 ‘외연 확장’을 들었지만, 대선 출마선언 한 달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어디부터가 외연인지 울타리도 긋지 않고, 확장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지금부터야말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직후인 지난달 31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의원을 잇따라 만난 것도 외연 확장의 틀로 해석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혁신을 주창했던 분이고, 금 전 의원도 당 바깥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연 확장은 당과의 충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달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다주택자들에 대한) 특혜를 회수해 매물이 풀리게 해야 한다”고 하자 “문재인 정부와 같은 인식 아니냐”(윤희숙 의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기자와 만나 “윤 전 총장의 기본 인식은 국민의힘보다 중도·진보적인 면이 많다. 승자 독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점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향후 세부 정책 방향에서 국민의힘과 충돌할 여지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당내 무게중심은 급격하게 윤 전 총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야권 1위 주자로 주도권을 장악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입당 초반 행보에서 불협화음이 일 경우 경쟁 주자들의 집중 공세에 대한 부담도 커지게 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여의도 한 정치카페에서 열린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오픈세미나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입당 후 첫 공개 행보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청년은 이념이라는 거대한 카르텔에서 벗어나 있다”며 문재인 정권을 향한 ‘이념 카르텔’ 공세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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