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인 ‘친문’마저…이낙연 캠프 충격

김상범 기자

‘반이재명 정서’ 영향 적어

향후 전략 고민 깊어져

정세균, 한 자릿수 지지율

추미애에 92표 앞선 3위

더불어민주당 충청지역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초반 승기를 잡으면서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이 전 대표가 역전을 위한 카드로 친문계 인사들과의 제휴에 기대를 걸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친문 성향 주류 당심도 끌어안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다.

이 전 대표는 5일 세종·충북 권리당원 투표에서 29.26%를 득표했다. 이재명 지사의 득표율(54.94%)의 절반 수준이다. 전날 대전·충남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이 지사는 절반 이상(55.21%)의 표를 가져갔다. 이 지사 본인도 결과를 두고 “내 생각보다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할 만큼 예상 외의 큰 격차였다.

이 전 대표의 친문 행보는 그의 지지율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지난달 이후 가속화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신동근 의원 등과 잇따라 검찰개혁 등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다.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이사장인 도종환 의원과도 각각 정치개혁과 정권 재창출 등을 주제로 간담회 일정을 계획하는 등 친문과의 접촉면을 늘려왔다. 이 전 대표는 70만명에 달하는 권리당원 표심을 잡기 위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잇는 민주당 정권 계승자를 자처하며 반이재명 정서에 호소해 왔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이 지사와의 격차를 10% 안쪽으로 좁히면 친문 의원들의 지지선언이 뒤따를 것”이라며 일종의 역전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충청에서 이 지사가 친문 권리당원 표를 절반 넘게 가져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전 대표 측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권리당원들이 “될 사람 밀어주자”는 대세론을 따랐던 것이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날 세종·충북에서도 이 지사가 권리당원 표의 과반을 가져간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당황한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메시지와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재고를 해 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친문·개혁 성향의 메시지 및 이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등 전반적인 전략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캠프 측은 첫 경선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충청 선거인단이 전체의 10% 정도여서 여전히 반전은 가능하다고 본다. 일단 전열을 재정비해 대구·경북과 강원 경선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충청 경선에서 3위 경쟁도 뜨거웠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711표(7.05%)로 3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619표(6.81%)로 4위였다. 92표 차이로 3, 4위가 갈린 것이다.

충청에서 두 자릿수 지지를 얻어 유력 주자로 반등하겠다는 정 전 총리의 계획은 흔들리게 됐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더 분발하겠다”면서 “갈등과 분열 없는 대선 승리를 꿈꾸는 국민을 믿고 가겠다”고 했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추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개혁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말에 따라 주신 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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