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5·18의 억울한 희생자” 반성 않는 전두환 유족들

유설희 기자

 부인 이씨, 자서전서 억울함 토로

‘사심 없는 쿠데타’ 사실 왜곡하며

“남편,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

지난 2019년 3월11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지난 2019년 3월11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3일 사망한 전두환씨 유족은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가 있다.

부인 이씨는 2017년 3월 <당신은 외롭지 않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씨는 이 책에서 “우리 부부도 5·18 사태의 억울한 희생자” “전두환의 쿠데타는 사심이 없는 쿠데타였다”라고 표현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5·18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당시 전씨가 발포 명령을 내렸다는 점에 대해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은 결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5·18에 대해 “어찌된 셈인지 광주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남편을 악몽처럼 따라다녔다” “오랫동안 양민학살자라는 누명”이라고 기술하는 등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씨는 5·18 희생자를 두고는 “저희 때문에 희생된 분들은 아니지만, 아니 우리 내외도 사실 5·18 사태의 억울한 희생자이지만”이라고, 전씨에 대해서는 “내 남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전씨가 이끈 신군부 강압에 의해 최규하 전 대통령이 퇴진한 일에 대해서도 “오히려 최 전 대통령이 남편에게 후임이 돼 줄 것을 간곡하게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5·18 유족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가 여러 차례 5·18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힌 것과는 대비된다.

1997년 대법원은 전씨의 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2205억원 추징금 납부도 명령했다. 전씨는 312억8000만원을 납부했지만 이후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했다. 2013년 검찰이 전담팀을 꾸려 장남 재국씨가 운영하던 시공사 부지 등을 공매에 부치는 등 추징금 집행에 나서자 재국씨는 같은 해 9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미납 추징금 자진 납부 계획을 발표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당시 재국씨는 전씨가 살고 있는 연희동 자택 등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순자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공매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대법원에서 전씨 명의로 된 별채가 아닌 부인 이씨 명의로 된 본채에 대해서는 공매에 넘길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장남 재국씨는 출판사 시공사를 경영했지만 2018년 매각했다. 2013년 뉴스타파 보도로 해외 조세 피난처에 재국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알려졌다. 차남 재용씨는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현재 신학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용씨는 2015년 탈세 혐의로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는데 38억6000만원을 미납해 965일 노역형을 받았다. 재용씨는 하루 8시간 노역으로 400만원씩 벌금을 탕감해 ‘황제 노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삼남 재만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와이너리 사업을 하고 있다. 딸 효선씨는 1985년 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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