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안 보인다” 외치는 여당

국민의힘 김종인 원톱 체제에

‘이·윤 일대일 구도’ 차질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후 선거운동에 돌입한 국민의힘을 향해 “윤석열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에게 가려진 윤석열 대선 후보의 ‘존재감 없음’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원톱 체제’를 두고도 평가절하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등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선대위에 대한 견제성 발언을 쏟아냈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아무리 봐도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이 아니고 이재명 대 김종인의 대결로밖에 안 보인다”며 “윤석열 노룩(no look·안 보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후보를 중심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3각 편대’로 짜여 후보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온존한 상태에서는 그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후보가 측근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민주당 반응에는 선거전을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로 끌고가야 한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일대일 정책토론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역단체장을 지낸 이 후보가 토론에서 윤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토론 능력을 “축구로 치면 빗장수비, 권투로 치면 클린치 작전”이라며 “실력도 없는 사람이 무조건 빗장수비 한다고 질질 끌면 침대축구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위원장이 ‘원톱’으로 선대위에 합류한 것을 두고도 복잡한 심경이다. 표면적으로는 “상이 엎어질 것 같으니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윤건영 의원)는 평가절하가 나온다. 복기왕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씨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낙마 사실을 언급하며 “함씨를 추천한 장본인은 김 위원장”이라며 “김 위원장의 오랜 정치 경륜과 안목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중도층 공략에 탁월한 김 위원장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야권 총사령탑을 맡은 데 위기의식을 느끼는 시선도 일부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김 위원장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중도층에는 국민의힘이 마냥 ‘수구 꼴통’이 아닌 경제민주화나 약자들을 위한 행보를 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