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자감세 지적에 "지난정부 징벌과세 과도”...여권도 방어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법인세 인하 방침에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문재인 정부에서) 징벌 과세를 좀 과도하게 됐기 때문에 그걸 정상화해서 경제가 숨통이 틔워지게 되면 모두에게 도움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낙수효과 경제론을 거듭 강조한 발언이다. 국민의힘도 “문재인 정부 시즌 2는 안된다는 것이 바닥 민심”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부자 감세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럼 하지말까”라고 웃으며 반문한 뒤 “글로벌 경쟁을 해나가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법인세라든지 이런 것들을 지켜줘야 기업이 경쟁력이 있고 여러 가지 부가가치가 생산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 중에 제일 포괄적이고 센 규제가 세금”이라며 세금과 규제완화를 연결지었다. 전날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것도 윤 대통령의 발언과 닿아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정부때 종합부동산세 이런 것들은 (징벌적인데) 세금이라는 건 징벌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 과세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해줌으로써 시장 매커니즘이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중산층과 서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정부든지 간에 중산층과 서민을 타깃으로 하지 않은 그런 정책을 세운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풀어 소득이 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서민층에까지 흐른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정책 기조는 이명박(MB) 정부의 ‘MB노믹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명박 정부 역시 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를 주요 정책으로 내걸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당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삼성 감세’ ‘상위 2%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자 방어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적대적 정책과 국민 갈라치기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고 경제 활력을 가로막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MB 시즌2’ 지적을 두고는 “지난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공공 재정 주도 일자리, 단기 땜질식 정책 대응은 철저히 실패했다”며 “민주당은 비난의 의미로 ‘MB 시즌2’를 들먹였지만 ‘문재인 정권 시즌2’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바닥 민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5년 만의 정권교체의 의미를 아직 모르겠나”라며 “비판을 하려거든 자기반성을 먼저 하는 게 염치이고 도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