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출구 나올까?···민주당, 국힘 ‘마라톤 협상’ 제안에 “양보안 먼저”, 당내선 “협상 참여” 반론도

박홍두·탁지영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마라톤 협상’을 제안하자 “여당이 양보안을 내놔야 협상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자리를 놓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다만 박홍근 원내대표는 “마라톤이 아니라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며 향후 협의에 응할 의사도 밝혔다. 당내 초선 의원들도 이날 “유연하게 협상에 임하자”는 의견을 냈다.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국회 공전으로 여야 정치권이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여야가 막판 원 구성 협상의 출구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 구성 마라톤 협상’을 제안해오자 여당의 양보가 협상의 선결 조건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응수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여당이 오히려 야당의 양보를 기다리면서 무책임하게 시간 보내고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보여진다”며 “여당의 정치력이 너무 부재하다. 국정과 의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이 먼저 야당이 납득할 만한 양보안을 제시하는 게 선결과제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권 원내대표의 마라톤 협상 제안은 실제로 협상과 관련한 제안 내용은 없이 협상의 ‘시한’만 명시한 것이라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선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협상의 여지 자체를 닫지는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양보) 안을 실제로 가지고 오는 건지, 아니면 또 시간끌기용으로 그런 것인지 원내수석이 먼저 실무적인 차원의 창구 역할로서 협의를 해봐야 한다”며 “마라톤이 아니라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 언제든지 만나서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협상 제안 자체에는 언제든 응할 뜻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8일 공식 회동을 한 뒤 12일 만에 다시 만나 실무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다음날 다시 협상하자는 의사만 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은 만남의 형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 책임감 있는 태도”라며 “언제든 밤샘으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진정성 있게 양보하려는 안이 준비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최근 물가 상승과 물류난 등 민생 경제 위기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한 달 가까이 계속된 원 구성 협상으로 인한 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부담스럽다. 당내에서는 각종 현안이 걸려 있는 국회를 계속 비워두기엔 제1당으로서의 책임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대선·지방선거 토론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나섰다. 더민초 소속인 오기형 의원은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협상을 길게 끌 필요가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와 유연하고 신속히 끌어가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경제·사회 현안이 계속 발생해 상임위를 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오 의원은 “초선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에 원 구성 협상 전이라도 각종 현안에 대해 책임 있게 대응하고 상임위 배치를 빨리 결정해 달라고 건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법사위원장을 기존 여야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넘겨주고 국회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을 끝낸 뒤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여야 논의의 간극이 큰 만큼 곧바로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협상 타결 이후 상황에 맞춰 당 민생우선실천단 활동 등을 비롯해 각종 상임위 활동을 준비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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