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불발…선진화법 도입 이후 8년 만에 처음

조미덥·조문희·탁지영 기자

여야, 법인세 등서 이견 못 좁혀

주말에 합의점 도출할 가능성도

주호영 국민의힘(왼쪽)·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한 채 국회의장실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왼쪽)·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정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한 채 국회의장실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합의에 실패했다. 2014년 정부편성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가 포함된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이 시행된 이후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건 처음이다. 여야는 주말에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11일 안에 예산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동시에 통과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수차례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예산 감액 규모와 법인세 등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정부편성 예산안 639조원이 애초에 허리띠를 졸라맨 규모라 3조원 이상 줄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5년 국회 심사를 통한 평균 감액 규모인 5조1000억원 정도는 깎아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중간 지점에서 타협을 보는 데 실패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주장대로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되 2년 시행 유예를 두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대기업 감세라고 주장하며 수용하지 않았다.

원내 과반 의석(169석)인 민주당은 김 의장에게 자체 감액안을 담은 예산안 수정안을 제출하고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본회의를 열어 민주당 수정안과 정부 원안을 두고 표결하자는 요구였다. 안 되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라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여야 합의로 예산안부터 처리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으로 법정처리시한(12월2일)을 넘기면 정부 예산안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제도가 생긴 후 8년 만에 정기국회 일정 안에 예산안 처리를 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은 지난 8년간 국회가 지켜온 원칙을 깨는 오명을 안게 됐다.

올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실패는 여당의 협치 노력 부족, 여소야대 상황, 캐스팅보트를 쥔 제3당의 부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가 주말에 합의점을 도출할 수도 있다.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려면 지난 8일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안에 본회의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이 11일 오후 2시 시한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여야 협의를 타결해 예산안과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오늘 본회의는 개의되지 않는다”며 “다만 긴급하게 본회의가 소집될 수 있으니 주말과 휴일 비상대기 상황을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에게 주말 지역구 일정을 취소하고 본회의 참석에 대비하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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