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당권’ 야는 ‘방탄’…개점휴업 정치, 2월도 ‘빨간불’

1월 국회, ‘빈손’ 종료 눈앞

16개 상임위, 회의는 4번뿐
안전운임제 논의 진전 없고
정부 조직 개편도 지지부진
극한 대립 해소될 기미 없어
내달 ‘민생 국회’ 협치 난망

1월 임시국회가 민생 입법 성과 없이 내달 1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달 내내 당권 내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허우적댔다. 최근 ‘난방비 폭탄’까지 민생 과제는 쌓여가는데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임시국회는 지난 9일 시작된 후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29일 현재 16개 상임위원회 중 1월 국회에서 한 번이라도 전체회의를 연 상임위는 4곳(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법제사법위, 외교통일위, 국방위)에 불과했다. 12개 상임위는 전체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본회의는 30일 열리는데 비쟁점법안과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사법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 표결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일몰(시행 종료)되면서 새해에 다급히 논의를 재개할 듯했던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근로제는 진전이 없었다. 안전운임제는 민주당이 본회의 직회부를 검토하고, 추가근로제는 정부가 주 52시간제 수정을 준비하는 움직임만 있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특위는 야당끼리 보고서를 통과시켰다.

여당은 3·8 전당대회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부터 친윤석열계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밖으로 밀어내는 데 집중했다. 나 전 의원은 결국 지난 25일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중진 서병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심 타령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6일부터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상대로 ‘식사 정치’를 재개했다. 강대식 등 친유승민계 의원도 포함돼 비윤석열계 끌어안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참석 의사도 밝혔다. 당내에선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한 비윤계 의원)이란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 스킨십을 늘리는 반면 야당 지도부나 의원을 초대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에 매몰돼 민생 이슈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긴급한 민생법안을 명분으로 1월 국회를 단독 소집했지만 “이재명 방탄용 소집”이란 여당 지적에 반박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28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달 내내 이 대표 관련 사안에 당력이 집중됐다. 이 대표는 이달 전국 경청투어를 진행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여야는 내달 2일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난방비 폭탄 등 민생 과제가 쌓이고 있지만 2월에도 협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에 돌입하고, 검찰은 이 대표 처분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와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 도입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싸고 여야의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