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적”…윤·안 정면충돌

정대연·유설희 기자

윤 대통령, ‘윤핵관 언급’ 맹비판

안 “대통령실 명백한 선거 개입”

이진복 수석 “연대 표현, 도 넘어”

또 1위 주저앉히기 ‘진흙탕 전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향해 “적” “도를 넘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윤심’(윤 대통령 의중) 아닌 주자가 1위로 떠오르면 대통령실이 주저앉히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정당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과 안 후보가 정면충돌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윤 대통령이 안 후보의 ‘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과 관련해 최근 참모들에게 “국군 통수권자이자 국정 책임자가 특정 후보와 연대한다는 주장은 굉장히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은 참모들에게 둘러싸여 눈과 귀가 막힌 무능한 지도자라는 의도를 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이를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안 후보가 “윤핵관의 지휘자는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비판에 나서자 윤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을 (선거) 캠페인에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걸 안 후보도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윤핵관 비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핵관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자신과 윤 대통령 간 갈등 원인으로 인용된 ‘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를 지목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안철수 “정당민주주의 훼손”
당내서도 “1등 죽여 1등 되기”

대통령실 ‘1위 주저앉히기’

지금 시점에서 새삼 안철수 후보의 윤핵관 발언만 문제 삼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안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을 문제 삼았지만 윤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인 원조는 소위 윤핵관들이다. 윤 대통령 전대 개입은 나 전 의원 등을 주저앉히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자초한 논란이다.

안 후보가 여당 지지층 지지도 1위를 기록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이달 초부터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와 윤핵관발 안 후보 비판 기사가 쏟아졌다. 안 후보는 그간 ‘윤심은 없다’며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구분하는 전략을 취해 왔지만 윤 대통령이 사실상 직접 나서면서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안 후보는 공정한 선거 관리를 촉구 했다. 안 후보는 윤안연대 표현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정당민주주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윤상현 후보도 전날 “전당대회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박수영·이철규 의원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징계 및 경고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다시 발끈했다. 윤 대통령은 이진복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게 했다. 이 수석은 사실상 안 의원 경고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이 수석은 안 후보의 ‘안윤연대’ ‘윤핵관’ 표현을 비판하며 “그 말(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은 굉장히 잘못된 모순이다. 안 후보가 (대통령을 선거에) 먼저 끌어들였다”고 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은 (당대표 선거) 표가 있다. 한쪽으로 가는(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도 “윤안연대 표현은 매우 적절치 않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기현 후보는 안 의원을 겨냥해 “윤심팔이 하지 말자고 하면서 수시로 ‘윤심 호소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당내에선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병수 의원은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의원은 “대통령 주변 인사들까지 누구는 지원하지 않는다 식의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웅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교 꼴등 윤핵관이 1등 되는 법’이란 글을 올려 “1등을 죽인다. 다음 1등을 죽인다. 다다음 1등을 죽인다” “시험 치지 말고 담임 보고 1등 정해달라고 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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