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모바일 투표율 47.51%, 역대 최고 기록한 이유는

조미덥 기자    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의 모바일 투표 둘째날인 5일 누적 투표율이 47.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선투표 도입과 다양한 당대표 후보 구성 등이 흥행 요인으로 거론된다. 당권주자들은 높은 투표율에 대해 “내부 분란을 끝내려는 의지”(김기현 후보), “전당대회 과정의 불공정 심판”(안철수 후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심판”(천하람 후보) 등으로 각자의 입장에 맞는 해석을 내놨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마감한 모바일 투표 결과 당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39만7805명 참여로 투표율 47.5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한 2021년 전당대회는 모바일 투표에서 36.16%, ARS(자동응답) 투표를 합산한 최종 투표율이 45.36%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바일 투표만으로 이미 그 수치를 넘어섰다. 오는 6·7일 ARS 투표까지 진행하면 50%대 후반이나 60%대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김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높은 투표율의 원동력은 우리 당이 내부 분란을 이제 끝내고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치 단합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당원들의 강력한 의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더불어민주당과 합작이라도 한 것처럼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거나 네거티브로 일관한 데 대한 당원들의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며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김기현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SNS에 “전당대회 과정의 비정상과 불공정을 단호히 심판하고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당대표를 뽑겠다는 당원들의 의지가 거세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이날 언론인 간담회에서 “대통령실과 몇몇 사람이 당과 수직적 관계를 만들려 하고, 대선에 공이 있는 사람을 적으로 몰아친다”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침묵하고 있던 다수 당원의 분노가 높은 투표율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SNS에 “윤핵관의 왕국은 무너지고 있다”며 “지금껏 당을 지켜오고 소중히 가꿔오신 분들이 어설프게 힘자랑하는 머슴들을 더는 두고보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투표율이 높은 것은 국민의힘의 개혁을 바라는 젊은 세대의 윤핵관 심판투표”라고 분석했다.

황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처음엔 당대표 선거에 무슨 이슈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내가 김 후보의 부동산 비리 얘기를 하면서 핫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흥행 요인으로는 결선투표 도입이 꼽힌다. 결선투표가 없으면 유력한 1위 주자로 쏠림이 일어나면서 투표에 참여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번엔 2위만 해도 결선에서 반전을 노릴 가능성이 생기면서 결집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후보의 1차 과반을 막고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의 결선 진출 후 역전을 기대하는 표심들이 모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반대 해석도 가능하다. 김 후보 측은 높은 투표율에 대해 김 후보를 결선이란 변수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 1위로 만들기 위해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선거 레이스 막판 여론조사상 ‘1강 3중’ 구도 속에 김 후보는 1차 투표 승리, 안·천·황 후보는 모두 자신의 결선 진출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당대표 후보들의 스펙트럼이 넓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 후보와 중도 표심 확장력을 가진 안 후보, 반윤핵관 노선으로 비윤계를 대표한 천 후보, 강성 보수층을 대변하는 황 후보 등 색깔이 뚜렷한 후보들이 부딪히면서 당원들이 ‘골라 뽑는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업어 지지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린 김 후보, 대선 단일화 지분을 안고 첫 보수당 대표에 도전하는 안 후보, 이 전 대표의 대리 복수전에 나선 천 후보, 지난 총선 패배를 딛고 두 번째 당대표에 도전하는 황 후보 등 후보별 스토리도 있었다.

이밖에 손쉽게 투표할 수 있는 모바일 투표의 장점, 최근 모바일 투표에 익숙한 청·장년 당원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거론된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