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태양광’ 남 탓 여론전…정책 물길 되돌리는 여당

조문희 기자

수해 대응 나서며 ‘환경부 일원화’ 문 정부에 책임 전가

국민의힘이 4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호우 피해와 관련해 ‘4대강’ ‘환경부’ ‘태양광 사업’을 키워드로 활용하고 있다. 수해 재발 방지책 마련 차원이라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책임 전가 성격도 보인다. 과거 보수 정부의 핵심 정책을 되살리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시도로도 읽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자원 관리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환경부가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포스트(Post) 4대강 사업인 지류·지천 정비사업도 체계적으로 계속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한 방침을 이번 수해 원인으로 거론한 데서 수해 책임을 전임 정부로 분산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4대강 보 해체도 문재인 정부 때 이뤄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고 이후 행정안전부에서 차량 자동차단 시스템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자체에서 미뤘다”고 했다. 역시 문재인 정부 시기 발생한 사고이다. 여권에서는 ‘환경단체 반대로 지하차도 옆 하천을 깊게 파는 정비사업이 6년째 미뤄졌다’는 주장 등 사고 책임을 이전 정부와 환경단체로 돌리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당은 이번 수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 때 자신들이 반대했던 정책을 되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시기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4대강 보 해체, 수자원 관리 환경부 일원화 모두에 반대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강의 물그릇을 확대하는 지류 정비사업을 재개하고, 무리하게 해체하거나 개방한 4대강 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막무가내 태양광 개발을 위해 산림을 벌목한 것도 이례적 산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이번 수해가 컸던 경북, 충북에도 많은 태양광 설비가 있다. 지난 정권을 탓하지는 않겠다. 집권 여당은 국민의힘이기 때문”이라며 “폭우로 배수로에 토사가 쌓였을 가능성이 큰데 더 큰비가 내리기 전에 반드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차원의 재난 대응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 후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함께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찾아 “올 3~4월에는 건조한 날씨 탓에 전국이 산불로 시름했는데, 지금은 또 기록적인 극한성 국지 호우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앞으로 어느 한 곳도 안전한 지역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재난 안전에 대한 여러 가지 우리의 생각도, 판단의 기준도 대비책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박 의장은 “당정 차원에서도 새로운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입법, 예산 지원이 적절히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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