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후폭풍

“새누리 당적 버리자”…탈당으로 번지는 ‘성주의 분노’

최슬기·박태우 기자

촛불집회 현장 탈당계 비치…17일에만 200여명 작성

<b>국회로 온 ‘성주 사드배치저지 투쟁위’ 대표단</b>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성주 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 대표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국회로 온 ‘성주 사드배치저지 투쟁위’ 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성주 사드배치저지 투쟁위원회 대표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경북 성주군민들의 분노가 새누리당 탈당 기류로 이어지고 있다. ‘성주 사드배치 저지투쟁위원회’는 지난 17일 촛불집회 때부터 집회 현장에 새누리당 탈당계를 비치했으며 이날 하루에만 200여명이 탈당계를 냈다고 18일 밝혔다.

새누리당 탈당 목소리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한 다음날인 16일 기존 ‘범군민 비상대책위원회’를 ‘성주 사드배치 저지투쟁위원회’로 확대·개편하면서 연 발대식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성주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투쟁위원회 발대식에서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어떻게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칠 수 있겠느냐”며 군수와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과 경북도의원 등 선출직 모두 새누리당을 탈당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투쟁위 공동위원장인 백철현 성주군의원(56)은 “군민들의 뜻을 충분히 알고 있다. 전략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군민들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성주지역은 김항곤 군수를 비롯해 군의원 8명과 경북도의원 2명 등 선출직 11명 가운데 무소속 군의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성주 인구는 4만50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새누리당 당원은 8000~1만여명에 이른다. 공동위원장인 정영길 경북도의원은 “군민들이 뽑아줬으니 군민들의 뜻에 따라 다들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투쟁위는 촛불집회 등을 통해 일반 당원들로부터 탈당계를 받아 모아뒀다가 일괄적으로 새누리당 경북도당에 제출할 계획이다.

18일 성주 주민 10여명은 대구 제2작전사령부 정문 앞에서 ‘한민구(국방부 장관)는 성주 사드 배치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장관이 군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괜히 호들갑 떠는 것처럼 호도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며 “군민들의 여론을 더 악화시키지 말고 사드 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가량 제2작전사령부 내 무열회관에서 대구·경북지역 21개 신문·방송사의 편집·보도국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사드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성주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사드가 건강과 안전, 환경을 해치는 시설은 아니다”라며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성주군민들은 지난 12일부터 매일 오후 8시 성주군청 앞마당에 모여 10시까지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300여명을 시작으로 15일 1000여명, 16일 2500여명 등으로 참가자가 늘어났다. 지난 15일부터는 국방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투쟁위원회는 15일 200여명이 국방부를 항의 방문한 데 이어 21일 서울역광장에서 대규모 상경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오전 9시 주민 2000여명이 버스 50대에 나눠 타고 서울로 출발,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사드 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한다. 투쟁위원회 백철현 공동대표는 “상경집회에서 평화적으로 성주군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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