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공석’이던 주한 미 대사에 대북 제재 전문가 골드버그 내정

유신모 기자
‘1년 공석’이던 주한 미 대사에 대북 제재 전문가 골드버그 내정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1년 넘게 공석 상태였던 주한 미국대사에 국무부 대북 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낸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사진)를 내정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골드버그 대사를 신임 주한 대사로 내정하고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정자가 우리 정부에 통보된 상태”라고만 밝혔다.

청와대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아그레망이 나온 뒤에도 미국 내 절차가 남아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가 아그레망을 부여하면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발표하고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바이든 정부 들어 주한 미국대사가 곧바로 임명되지 않아 주한 미국대사관은 그동안 줄곧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됐다.

대사가 정식으로 인준을 받고 부임하면 양국 간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다. 하지만 골드버그 신임 대사가 미국 내 절차를 마치고 부임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실제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은 3월 한국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가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로, 볼리비아·필리핀 대사를 거쳤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인 2019년부터 콜롬비아 주재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에 직업 외교관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2011년 성 김 대사(현 주인도네시아 대사) 이후 처음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09~2010년 국무부 대북 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이 재개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 주재 신임 대사에 한반도 문제를 다뤄본 적이 없는 제재 전문가를 내세운 것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핵능력 고도화 작업에 몰두하는 동안 미국이 대북 제재를 정비·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북한에도 강경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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