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 성공”···전국서 ‘미확인 물체’ 제보 잇따라

유정인 기자    박은경 기자
국방부가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힌 30일 전국에서 비행체로 추정되는 궤적이 목격됐다. 사진은 오후 6시8분 경기 군포시 금정역 근처에서 촬영됐다. 김세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국방부가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힌 30일 전국에서 비행체로 추정되는 궤적이 목격됐다. 사진은 오후 6시8분 경기 군포시 금정역 근처에서 촬영됐다. 김세훈 기자

이날 서울시내 상공에서는 발사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궤적이 다수 목격됐다. 부천 역곡동 김시준씨 제공

이날 서울시내 상공에서는 발사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궤적이 다수 목격됐다. 부천 역곡동 김시준씨 제공

오후 6시쯤부터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사전 정보 없이 상공에서 발사체 궤적으로 추정되는 섬광을 목격했다. 부천 역곡동 김시준씨 제공

오후 6시쯤부터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사전 정보 없이 상공에서 발사체 궤적으로 추정되는 섬광을 목격했다. 부천 역곡동 김시준씨 제공

국방부는 30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성능검증을 위한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9개월 만이다. 발사체 시험이 예고 없이 이뤄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발사체 궤적을 목격한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이날 “우주안보·경제시대에 맞춰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를 비행시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이번 비행시험은 지난 3월30일 비행시험의 후속 시험으로 향후 몇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며 “우리 군은 우주를 포함한 국방력 강화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발사체는 목표로 했던 고도 450km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시험으로 목표한 것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고체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 기관은 소형 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 발사체에 사용된다. 개발에 최종 성공하면 군의 감시정찰 강화와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체 연료 추진기관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하다. 이 때문에 대량생산과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사용을 제한해왔지만 이 지침이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되면서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3월30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시험발사에서는 우주발사체 필수 기술인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검증 등이 이뤄졌다. 국방부는 당시 시험발사 성공을 밝히며 “최근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파기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에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ADD를 방문해 최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 군이 필요로 하는 비대칭 전력이 조기 확보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 당국은 윤 대통령에게 이날 시험 비행 계획을 미리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사는 최근 북한이 잇딴 도발과 함께 정찰위성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응해 한국 군의 정찰위성 개발 상황을 알리면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정찰위성 개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군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 기구로 찍었다는 서울과 인천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우주발사체 시험 계획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사전 정보 없이 상공에서 발사체 궤적으로 추정되는 섬광을 목격했다.

소방청과 경찰에 따르면 오후 6시 9분부터 “하늘을 보니 미사일 같은 게 지나간 것 같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날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412건이다. 서울 48건, 경기 118건, 강원 99건, 인천 25건, 충북 25건, 충남 26건, 경북 24건, 경남 22건, 전남 6건 등 전국 각지에서 신고가 이뤄졌다.

앞서 북한 무인기가 지난 26일 서울 상공까지 침범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불안은 컸다.

시민들이 각 언론사에 이를 제보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는 등 소동이 발생한 뒤 국방부는 시험비행 성공 사실을 밝혔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비행시험 전 발사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 및 해상안전에 대한 조치를 하였으나, 군사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모든 국민들께 사전 보고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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