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윤 대통령 ‘취향 존중’ 제로 콜라 권해 웃음

백악관 관저서 ‘친교의 시간’

윤 대통령 “같은 반려인 친밀”

배트·족두리 등 선물 교환도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 선물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관저에서 질 바이든 여사와 친교 시간을 갖고 있다. 워싱턴 | 김창길 기자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를 백악관 관저에서 만나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 중 양 정상의 첫 대면이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국빈방문 중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하는 첫 일정으로 1시간30여분 동안 백악관 관저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등에서 친교를 나눴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관저에서 맞이하고 내부 공간을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손님을 공식으로 맞이하는 장소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이들은 이어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와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국빈방문을 환영한다”며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감사한다”면서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등 많은 공통점이 있는 것을 알게 돼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심야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파악한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선물 교환도 이뤄졌다. 미국 측은 국빈 선물로 작은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건넸다. 개별 선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야구 글러브와 배트 등이 담긴 대형 액자를 전했다. 박찬호 선수가 몸담았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적힌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고 최근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한 것을 염두에 둔 선물로 보인다고 대통령실은 해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국빈 선물로 자개 장식이 된 달항아리를 전했다. 개별 선물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은으로 만든 자리끼, 질 바이든 여사에게 여러 보석으로 장식된 족두리를 선물했다.

두 정상 부부는 이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헌화했다. 두 정상은 한국전쟁 등에 참전한 미군 장병들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앞의 헌화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3초간 묵념했다. 이어 한국전쟁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을 찬찬히 둘러봤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혈맹’을 강조하는 행보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현충원 격인 미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등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태극기 모양의 화환을 헌화하며 추모 뜻을 전했다. 무명용사탑은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곳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용사 등을 초청한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왔다”면서 “한국전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장병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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