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필패론’ 극복한 대세론… 깔끔한 이미지로 지지도 견인

안홍욱 기자

문재인 경선 승리의 요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지 1년 만으로, 보통 정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치인 문재인’의 출발은 지난해 9월 혁신과통합 상임대표를 맡으면서였다. 이후 깔끔한 처신에 선한 이미지,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후계자라는 정치적 자산이 그를 단시간에 유력 정치인으로 밀어올렸다.

문 후보의 대권 도전 여부가 주목받은 계기는 지난해 6월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펴내면서다. 올 1월 SBS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면서 대선 주자로서 주목도는 더 높아졌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의연한 모습도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친노무현(친노) 후계자’로 부각되면서 노 전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 경선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 경선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은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였다. 이명박 정부에서 참여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문 후보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정치판에 직접 뛰어든 것은 늦었지만 기존 정치권에서 한발 떨어져 있으면서, 여의도 정치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효과도 있었다. ‘안철수 현상’이 발현하게 된 변화와 신선한 이미지가 문 후보에게서도 엿보였던 것이다.

이번 경선에서 전면 도입된 모바일 투표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경선 후보들 중 젊은층 등 스마트폰 사용 세대의 지지율이 높았고, 이는 누적득표율 과반으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한 원동력이 됐다. 실제 문 후보는 지난달 25일 제주에서 시작돼 서울에서 마무리된 13개 지역 경선을 모두 1위로 마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의 대세론이 시종 흔들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8일 경선의 최대 고비라던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다른 후보들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호남에서의 승리로 문 후보 대세론은 기정사실화됐다. 이후 경선지역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이기는 조사까지 나오는 등 최근 지지도 상승을 견인한 요인이기도 했다. 모바일 투표에서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 참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비춰보면, 네 명의 주자 중에서 대중적 인기에서 문 후보가 가장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대의원 투표 등 당심에선 득표율이 떨어져, 당심과 민심이 동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 내 친노의 도움도 컸다. 이해찬 대표가 ‘담합’이라는 비판 속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역할분담을 밀어붙인 것도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터닦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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