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결렬 책임 피하려…‘표정’ 감추는 국민의힘

“더 노력하겠다” 연일 유화적 입장…내부에선 “끝났다” 부글

네 탓 공방에 ‘명분쌓기’ 해석…국민의당 “이중플레이” 비판

야권 후보 단일화의 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복구보다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단일화 성사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국민의당이 협상 결렬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분노하면서도 겉으로는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 셈이다. 단일화에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 쌓기와 ‘네 탓 공방’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28일 “더 이상 노력해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 있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50%가 훨씬 넘는데 그분들이 야권 통합을 통해 손쉽게 정권교체하는 걸 바라고 계신다. 우리가 (그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겠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북 정읍 유세 후 “제가 요구했던 것은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화를 하자는 제안이었고, 거기에 대한 답을 지금까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합의는 없었다는 취지다. 이어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는 비례한다”면서 “권한이 많은 사람이 책임이 큰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도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까발린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윤 후보 측은 단일화를 말하고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을 해대는 이중플레이를 보며 진정성이 있다고 느끼겠나”라고 되물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은 단일화와 관련된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몸부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더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안 후보 대응에 격분한 상태다.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정부 조각을 같이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공동인사권을 행사하자는 의미”라며 “(이를)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과 협상했는데 대리인이 아니라는 말이 맞는 얘기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가 끝났다면서도 표정 관리를 하는 배경에는 단일화 결렬 책임 공방론이 깔려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야권 지지층 표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 태도 때문에) 보수는 뭉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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