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을 출마 공식 선언…대선 두 달 만에 정계 복귀
기자회견서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 다짐
9일 계양구로 이사…국민의힘, 대항마로 윤희숙 검토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지사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며 대선 패배 이후 두 달 만에 정치권에 공식 복귀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위기의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1000여명의 지지자들은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후) 현관문을 나와본 것이 오늘이 네 번째”라며 “제가 죄인 아니겠나. 그래서 문밖에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대선 결과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책임지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 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나마 활로를 열어주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보기 싫어) 여전히 TV를 못 켜시는 많은 국민들께 옅은 희망이나마 만들어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지난 대선에서 심판자는 선택받고, 유능한 일꾼은 선택받지 못했다”며 “지방선거는 견제와 균형, ‘잘하기 경쟁’이 가능하도록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또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에서, 오등봉과 부산 엘시티에서 해먹어가지고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 먼지 좀 묻었다고 나를 도둑놈으로 몰면, 이게 상식적인 정치인가”라며 “얼굴이 두꺼워 옆에 몇 사람이 속으니 온 국민이 속아주는지 안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2014년과 2016년 지지자들의 인천 출마 요구를 거부했던 것을 두고 “인천 비하”라고 주장한 국민의힘을 향해 “재선 성남시장 때 인천시장으로 오라는 말이 많았다. 인천시장이 엉망이라 그런 것”이라며 “(유정복 인천시장 재임 당시 인천시 평가가) 전국 꼴찌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계양을 인천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9일 계양구로 이사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전 지사를 지난 6일 전략공천한 것은 전국 선거판을 이끌 유일한 카드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 전 지사 출마를 두고 대선 패장이 두 달 만에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명분이 적다는 지적이다. 계양을은 연고도 없는 지역이다. 성남시 분당갑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계양을에 나서는 것은 안일한 선택이고, 각종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의원직을 얻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라붙는다.
이 전 지사의 대항마로 국민의힘에서는 윤희숙 전 의원의 전략공천이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의원은 ‘불러주면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 설원섭 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장, 송광영 전 건양대 겸임교수 등 3명이 당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