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 분열 막기 위해 내려놓겠다···무질서한 생명력 필요”

정대연 기자    조문희 기자

당사에서 불출마 선언문 발표

“오늘 이 정치 현실 무척 낯설어

제 출마가 분열 프레임으로 작동”

다른 당권주자 도울 것인지 묻자

“전당대회서 역할 할 생각 없다”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전에 준비한 불출마 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나 전 의원은 “어떤 시련 앞에서도 저는 한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다”며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0여일 과연 내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며 “어렵게 만든 정권의 성공을 위한 길은 무엇일까? 총선 승리는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저는 오늘 제 결정을 국민과 당원들께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오늘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 생각한다. 저는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는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저의 진심, 진정성은 어디서든 변치 않는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019년, 우리 당원과 국민은 의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광장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 탄생의 물줄기를 열었다”며 “제가 그 역사적 대장정을 국민, 당원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한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 정통 보수 정당의 명예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제 간곡한 호소를 남긴다”며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다.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러 보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정당은 곧 자유 민주주의 정치의 뿌리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끝으로 “건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저의 출마가 분열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극도로 혼란스럽고 국민들께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으로 제가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며 “출마 결정은 좀 쉬웠을지 모른다. 불출마 결정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다른 당권주자를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나 압박에 의해 불출마 결정을 한 게 아니다”라며 “제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했고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이 없다.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초선의원 50명이 자신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낸 데 대해 “초선의원들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도 마찬가지고 접을 때도 마찬가지로 저에 대한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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