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우의탑 이례적 참배한 김정은의 뜻

박은경 기자

향후 북·미 대화 국면에서

중국과 소통 중시 메시지

“친선 대이어 굳건히 계승”

‘좌천’ 리병철 복귀해 동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28일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는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 위원장은 화환(오른쪽)에 ‘전체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28일 평양 모란봉구역에 있는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 위원장은 화환(오른쪽)에 ‘전체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북·중 우의탑을 참배했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이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과의 밀착을 과시하며 본격적 대외 행보를 위한 ‘토대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합의 발표 다음날인 28일 북·중 우의탑을 찾아 “혈연적 유대로 맺어진 조·중 친선은 공동의 위업을 위한 한길에서 대를 이어 굳건히 계승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화환에도 ‘전체 조선 인민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우의탑은 1959년 중국군의 6·25 참전과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 모란봉 구역에 세워졌다.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우의탑을 직접 참배해 헌화한 것은 2019년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동행한 이후 두 번째다. 중국군 참전기념일(10월25일)이 아닌 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참배한 것도 이례적이다. 통신연락선 재개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북한이 북·중 밀착 행보로 향후 남북, 북·미 대화에서도 중국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북·중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계기로 시 주석과 친서를 교환하고, 허난(河南)성 등의 홍수 피해에 대해 구두 친서로 위로하는 등 관계를 과시해왔다. 북·미 대화 등 본격적 대외 활동에 앞서 남북과 북·중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은 전형적인 북한의 외교 패턴이다.

2017년 말 북한의 무력시위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다가 2018년 1월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지를 밝히면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김 위원장은 그해 3월 전격 방중해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남북관계 개선, 북·중 밀착 과시로 이어진 북한 외교 행보는 같은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시켰다.

한편 김 위원장의 북·중 우의탑 참배를 수행한 고위 간부들에 리병철이 포함됐으며 군 간부 중 가장 먼저 호명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이 군 서열 1위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다만 노동당 비서들 다음에 호명된 것 등으로 볼 때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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