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내 나이가 어때서’...다시 고개든 '정치 무관심론'

최민지 기자

재·보선 앞두고 다시 고개든 ‘20대 정치 무관심론’

20대 ‘내 나이가 어때서’...다시 고개든 '정치 무관심론'

여당 지지율 낮게 나오자
보수화에 기성세대 쓴소리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까지

선거 때마다 비난 반복
“무관심도 무식도 아냐…
다양한 가치 지향할 뿐”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청년 세대의 보수화와 정치 무관심을 비판하는 이른바 ‘20대 개XX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철마다 불거지는 20대 개XX론은 기성세대가 청년 세대를 자신만의 틀로 규정짓고, 자신들의 이념이나 태도를 강요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온라인에서는 여당 지지자인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20대 청년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낮은 것을 두고서다. 발단은 지난달 2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였다. 이 조사에서 박 후보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9세 지지율 격차는 오 후보 60.1% 대 박 후보 21.1%로 약 3배에 달했다.

이후 여당 지지 성향의 기성세대들은 20대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류근 시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대 청년이 그 시간에 전화기 붙들고 앉아서 오세훈 지지한다고 뭔가를 누르고 있다면 그 청년은 얼마나 외로운 사람이냐”고 적었다. 그는 20대를 비하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유권자 비하가 아니라 돌대가리들을 비판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도 뛰어들었다. 그는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20대는 (권위주의 정부 시기 등) 과거 역사에 대한 경험치가 낮기 때문”이라며 청년의 ‘무지’에 책임을 돌렸다.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오 후보 등 야당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청년들에게 온라인상에서 욕설을 하는 등 ‘사이버 괴롭힘’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표를 던지는 20대들은 취업 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나왔다.

이 같은 20대 비난 여론에 대해 직장인 권다은씨(24)는 “내가 정치·사회적으로 어떤 일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비난하고 본다는 생각에 반발심이 든다”며 “20대를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숙한 존재,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A씨(21)는 “20대 여성은 당연히 여당 지지자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인 정책을, 또 다른 면에서는 보수적 가치를 추구한다”며 “나와 생각이 다른 청년은 ‘어려서 뭘 모른다’고 보는 기성세대 시각이 문제”라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잘해주든 못해주든 진보 성향 정당의 콘크리트(지지층)라는 안일한 인식이 (여권 내부에) 있었다”며 “여당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기고 제대로 꿈꿀 수도 없는 암울한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일부 여당 지지자의 청년 세대 비난은) 20대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그런 비난은) 지지 기반의 이반·이탈은 물론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 그 피해를 기성세대가 고스란히 입는 것”이라며 ‘백래시’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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