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 올라선 ‘야권 지지율 1위’…국민의힘과 밀당 본격화

박순봉 기자

‘X파일’ 의혹 등 정치 새내기 향한 강화된 공세 예상

‘반문 빅텐트’ 구상 속 국민의힘과 관계 설정도 과제

정진석·권성동 등 국민의힘 20여명 출정식 찾아 응원

<b>지지자들 환호 속에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윤석열</b> 전 검찰총장(앞줄 왼쪽부터 세 번째)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지자들 환호 속에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윤석열 전 검찰총장(앞줄 왼쪽부터 세 번째)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이 29일 공식 등판하면서 야권이 들썩이고 있다. 야권 내 여론조사 지지율 1위 대선 주자인 그가 검증대에 올라서면서 ‘지키느냐, 역전하느냐’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야권 내 지각변동으로 연결된다. 입당 시 국민의힘 내 주류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일대는 지지자 500여명 등이 몰리며 혼란이 빚어졌다. 지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했다. 대다수가 중·장년층이었다. 행사장 앞에는 전국에서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150여개가 150m가량 늘어섰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총장직 사퇴 후 이날까지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야권 내 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윤 전 총장 ‘처가 리스크’ ‘X파일’ 의혹 등은 야권 경선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다. 여권 역시 이전보다 강화된 검증과 공세를 펼칠 것이다. 검사로만 지내온 윤 전 총장이 국정운영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검증도 피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민 앞에 공직자로, 그것도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느냐, 그러지 않느냐에 따라 야권은 지각변동을 겪을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결정하는 시점은 정해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당내 주류는 그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택한다면 야권 재편이 연쇄적으로 벌어진다. 이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외부에서 윤 전 총장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이 있다. 야권 중심축이 국민의힘에서 제3지대로 이동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연 페이스북 페이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연 페이스북 페이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내 다른 주자들과의 힘싸움은 시작됐다. 윤 전 총장 회견장에 얼굴을 비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20여명이다. ‘충청 대망론’을 강조해온 정진석 의원, 최근 윤 전 총장과 회동한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박성중·이종배·김성원·이달곤 의원 등이 참석했다. 검찰 출신 정점식·유상범 의원이 참석했다. 안병길·최형두·태영호·한무경 등 초선 의원들도 보였다. 국민의힘 내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다음달 초 지지의원 모임인 ‘희망오름’을 발족한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약 30명의 현역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15명 정도의 현역 의원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의 첫번째 과제는 각종 의혹의 검증 공세를 돌파하는 것이다. 그는 대중 정치인으로 도덕성 검증을 받은 적이 없는 ‘정치 새내기’이다. 공정과 법치를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검증에서 큰 흠결이 나타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를 받는 장모 최모씨의 1심 선고가 다음달 2일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검증 공세를 견딜 경우 그의 위치는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

두번째 과제로는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이 꼽힌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배제할 수는 없다. 동시에 그는 국민의힘이 포괄하지 못하는 중도층까지 포섭을 원한다. 윤 전 총장은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층 지지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반문재인 연대의 ‘빅텐트’를 치겠다는 의도다.

윤 전 총장은 이를 위해 국민의힘과 ‘밀당’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캠프 사무실을 광화문에 꾸리고, 국민의힘 입당도 쉽게 말하지 못한다는 건 결국 거리 두기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자체 대변인실 규모를 늘리고, 국민의힘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캠프를 꾸린다는 것도 국민의힘 사람들을 받지 않겠다는 의미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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