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청년 만난 이재명 “진보정권 수요통제, 공급으로 전환해야"

곽희양·탁지영 기자

문 정부 ‘부동산 실패’ 인정

캐스팅보트 2030세대에 구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앤드스페이스에서 무주택자들과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를 하며 참가자들의 발언을 수첩에 적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앤드스페이스에서 무주택자들과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를 하며 참가자들의 발언을 수첩에 적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무주택자 청년들과 만나 “청년들의 절박함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진보정권은 수요를 통제하면 비정상적 집값 상승이 없을 것으로 봤는데 시장은 달리 봤다. 공급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 건인 부동산 실정에 거리를 두는 동시에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서 무주택자 청년들과 만났다. 그는 “청년들의 절박함에 대해 기대만큼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고, 문제 해결방식에 대해 구체적이지 못했다. 반성한다”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청약 신청 11년차인 김대현씨는 “기성세대들이 (전세·매매 가격을)올려놓으면 (청년은) ‘울며 겨자먹기’로 살아야만 하는,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약신청 3년차인 이정민씨도 “기성세대의 자산 축적과 투기로 인해 청년이 사각지대에 몰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우연이긴 하지만 IMF 때 대출받아서 집값 상승의 피해보다 혜택을 본 쪽”이라며 자신이 기득권을 누린 세대라고 인정했다. 이 후보는 참가자의 발언을 수첩에 받아적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진보정권의 주택정책 핵심은 투기수요 억제였고, 그 방식은 조세·세금 정책이었다”며 “그러나 시장은 수요·공급 불일치에 의한 초과수요에 의한 주택가격 상승은 막을 수 없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시장 구성원도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해 가수요가 생겼다. 그러다보니 가격은 더 오르고 악순환이 계속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주택정책 기본방향은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이라며 “민간 공급을 늘리고 공공택지 공급을 과감히 늘려가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세대가 주택청약에 당첨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선 “청약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공급을 늘리겠지만, 그것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이전 단계로 품질이 높되 저렴한 주택 공공임대도 늘리고, 부담 적은 건물분양 방식도 동원하고, 사회주택·공유주택도 늘려 (수요자들이)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아파트 건설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언급하며 “투기 이익을 위해 (주택을)사 모으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은행이 주택 중도금과 잔금 대출을 해주지 않은 사례를 언급하며 “(은행이 대출 총액을 줄이라는 정부 방침을)고리대출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세계 은행 영업이익이 20% 가까이 줄었는데, 우리나라 은행만 영업이익이 17% 늘었다. 공공성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시스템이 오작동 하는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이 대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어하는 동시에 2030세대 표심이 대선 승부처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20대 지지율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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