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도발에 엄정 대처”…북한에 ‘대화·평화’ 언급 빠져

유정인 기자

제67회 현충일 추념사

윤 대통령 “도발에 엄정 대처”…북한에 ‘대화·평화’ 언급 빠져

북 미사일 발사에 ‘강경 대응’ 강조
원칙적 수준 ‘협력 메시지’도 없어
이전 보수 대통령들 발언과도 차이
한·미, 지대지미사일 8발로 맞대응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취임 후 첫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강조했다. 대화와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메시지는 포함하지 않았다. 앞선 보수 정부가 대북 정책 관련 대화·타협·통일·평화 등의 단어를 언급한 것과 차이가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 발사를 언급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북한에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은 담지 않았다. 이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북 강경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동맹에 기반한 확장억제력 강화를 안보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한 지난달 25일에 이어 이날도 한·미 양국이 북한 도발에 함께 대응 사격을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도 한·미 공동대응에 따른 억제력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북한 도발과 관련해 세 문장에 걸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엄정한 대처”와 함께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념사 첫머리에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을 호명한 것도 대북 강경 메시지로 읽힌다. 앞선 두 정부 추념사에서 ‘한국전쟁’ ‘6·25 전쟁’ 등으로 언급한 것과 다른 대목이다.

현충일 추념사는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한 근본 인식을 담는 그릇인 만큼 남북 긴장이 고조될 때도 대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원칙적 메시지를 담곤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엄정한 대처와 평화, 통일을 자주 언급했다. 취임 첫해인 2013년엔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내미는 평화의 손길을 마주잡고, 남북한 공동발전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2016년 추념사에는 대북 강경 제재를 강조하면서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추념사에서 호국보훈 정신을 고리로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2019년 현충일 추념사) 등 통합 메시지를 부각했다.

윤 대통령 “제복 입은 영웅들 존경받는 나라 만들 것”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추념사에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 유해발굴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추념사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저는)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투기 민가 추락을 막기 위해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직한 공군 심정민 소령, 평택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119구조대 이형석 소방정·박수동 소방장·조우찬 소방교, 대만 해역에서 실종 선박을 수색하고 복귀하던 중 순직한 남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정두환 경감·황현준 경사·차주일 경사 등을 호명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추념식을 마친 뒤 서울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6·25 참전 유공자와 월남전 참전 유공자 등을 만났다.

전국 6개 보훈병원과 517개 위탁병원에 입원한 유공자 6300여명에게 홍삼정과와 양갱 등이 들어있는 선물을 위문품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일 천안함 피격·연평해전 희생자들의 유족과 생존 장병 등을 초청해 오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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