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숨 넘어가는 상황” 연일 경제대응 띄우는 윤 대통령…지지율은 하락세

심진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 경제 현안 대응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20일에는 “지금 국민들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민생 현안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위기 국면에서 대통령이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과의 갈등 정국, 김건희 여사 논란이 이어지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질문에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 고인플레이션,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걸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 타깃인 중산층과 서민 민생물가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고물가 관련 추가 대책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 오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국회가 정상 가동이 됐다면 법 개정 사항들도 법안을 냈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도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경제 대응 메시지는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금리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장바구니 물가챙기기였다”면서 “물가 체감도가 높은 주요 농축산물을 선정해서 집중 점검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기에 전세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상생 임대인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임차인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임대차 3법 영향을 심층 분석해 제도개선 부분을 점검하라는 지시도 했다. 회의에서는 정부부처별 위원회 통폐합과 정비 방안 논의도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작은 돈이라도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지 챙겨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은 대통령과 정부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전날 비상경제장관회의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것을 지적하며 “대통령도 없고 총리도 없는 회의가 진행됐다. 말만 비상이지 비상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유류세 인하 결정에 대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민생 피해가 상당히 심각히 예견되는데, 장관들이 모여서 이 정도 의논하는 것이 경제 비상인가”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나서 경제수장들이 머리를 맞댔고, 대통령은 말로만 물가 대책을 강조할 뿐”이라며 “정부가 부랴부랴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더 늘리겠다고 했지만 ‘언 발에 오줌누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야권의 비판에 대통령실은 곧장 반박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절박함을 일방적으로 폄훼한 우 위원장의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경제와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조속한 상임위 구성을 통해 민생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당적 협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 결과, 부정평가 응답은 45.4%로 지난주 같은 조사에 비해 1.2%포인트 올랐다. 긍정평가 응답은 48.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리얼미터는 “새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 제시, 규제 철폐, 물가 급등 선제 조치 등 경제 이슈에 주력했지만 김건희 여사 봉하마을 방문 관련 논란, 전 정부 인사 문제 등으로 지지율 상승이 반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9%,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8%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21%), 직무태도(11%), 집무실 이전(9%),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독단적·일방적(6%),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6%) 등이 꼽혔다. 한국갤럽은 부정평가 이유에 직무태도와 김건희 여사 행보(1%)가 새롭게 포함됐다면서 “극장·빵집 방문과 같은 사적 활동보다 민생·안보 등 대통령 직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늘어 이를 ‘직무태도’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지지율은 조사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석하거나 분석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저희는 당초 목표에 따라 저희가 해야될 일을 열심히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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