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최초 흑인 대표 나오나?…“펠로시 후임으로 제프리스 유력”

김재중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뒤를 잇는 미국 민주당 하원 대표가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의원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뒤를 잇는 미국 민주당 하원 대표가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의원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을 20년간 이끌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가 17일(현지시간)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세대교체가 예고됐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펠로시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로 하킴 제프리스 의원(52)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서 역사를 새로 썼다면 제프리스 의원이 오는 30일로 예상되는 민주당 하원 지도부 선거에서 대표로 선출되면 미 의회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표가 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의원단 회의에서 자신이 차기 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면서 평의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과 호흡을 맞춰온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도 지도부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하원 권력 서열 1~3위가 동시에 퇴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제프리스 의원이 펠로시 의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제프리스 의원이 아직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대세가 굳었다는 것이다.

제프리스 의원은 퇴임하는 지도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후임으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호이어 원내대표와 클리이번 원내총무는 제프리스 의원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호이어 원내대표는 “제프리스 의원은 하원과 우리나라를 위한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제프리스 의원을 비롯해 캐서린 클라크(매사추세츠), 피트 아길라(캘리포니아) 의원을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하원 흑인 의원 56명으로 구성된 ‘블랙코커스’ 의장인 조이스 비티 의원은 블랙코커스가 제프리스 의원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퇴진 의사를 밝힌 지도부가 모두 80대인 반면 제프리스, 클라크, 아길라 의원은 40~50대다. 예상대로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교체될 경우 나이가 30세가량 젊어지는 셈이다.

뉴욕의 민주당 심장부로 불리는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제프리스 의원은 로스쿨을 나온 법률가 출신으로 2006년 뉴욕 주의회 의원을 거쳐 2013년 하원에 입성했다.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진보적인 흑인 민주당원으로서 인종적, 사회적, 경제적 불의를 바로잡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강성 좌파 민주적 사회주의에 무릎을 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 의원은 2019년 하원 서열 4위인 의원단 총회 의장에 선출됨으로써 펠로시 의장 체제 지도부에도 입성했다. 펠로시 의장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때 그를 ‘탄핵 관리인’으로 지명함으로써 그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제프리스 의원이 민주당 하원 대표로 선출되면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캐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상대방으로 맞게 된다. 매카시 대표는 내년 1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면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프리스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한 상태에서 공화당의 강력한 견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펠로시 의장이 남긴 유산과 업적을 벗어나는 이중의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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