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민주당 의원들 정권퇴진 집회 참여에 “헌정질서 흔드는 주장 도움 안돼”

문광호 기자    심진용 기자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19일 서울 태평로 차도와 인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김창길 기자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19일 서울 태평로 차도와 인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김창길 기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20일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촛불 집회에 참가한 것을 두고 “헌정 질서 흔들기” “대선 불복”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윤 대통령 퇴진 주장 집회가 더이상 규모를 키우는 것을 차단하고, 대선 불복 등의 프레임으로 민주당에 대한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회의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안민석·강민정·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 연단에 올랐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은 10·29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고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행동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명이 모였다. 경찰은 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여당은 ‘대선 불복’ ‘정권 흔들기’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레드 라인’을 넘어섰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정 위원장은 “어제 새벽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씨가 구속됐다”며 “민주당은 대장동 비리, 대장동 검은 돈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출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조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범죄심리학 용어인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한다”며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했다.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취임 6개월 된 대통령에게 탄핵, 퇴진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건 대선 불복”이라며 “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5년 동안 엉망으로 만든, 외교 안보 경제를 정상화 시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에서 “촛불집회 달려간 민주당 의원들은 스스로들이 먼저 촛불의 추억에 취한 것 같다”며 “조심해라, 자빠진다”고 경고했다. 박 대변인은 “노상 정권 흔들기 구실만을 찾아왔기에 이태원 참사 역시 그들의 눈에는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그저 좋은 또 하나의 좋은 소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며 “정권 퇴진, 대선 불복이 몇몇 의원의 돌출적인 행동인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지도부의 입장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 의해 선출된 헌법기관이자 입법기구인 의원들이 자의로 하는 정치 행동에 대해 당에서 가타부타 사전에 통제할 수 없다”며 “당원 중 촛불집회에 뜻을 같이하는 이는 누구나 시민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의 비판에는 “밥을 먹다가 돌을 씹어도 이재명 대표 탓이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민주당 탓을 하는 등 모든 사안을 음모론으로 왜곡하고 확대하려는 것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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