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품은 감상하는 이들에게 저마다 다른 얼굴을 내보이기도 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또한 그러하다. 늑대인간과 인간 여성 사이의 애틋한 로맨스이면서 동시에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아기자기하고 보편적인 육아기이며,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아이의 성장담으로도, 타자와 더불어 사는 데 대한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한편 내겐 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 어머니, 더 넓게는 종파를 넘어서 성직자나 수도자의 혈연에 관한 일종의 우화로 읽혔다. 연인이 늑대인간임을 받아들인 채 그와 사랑을 나누었고, 따라서 늑대아이인 자식 역시 이 세상에 속하지 않으리라 이해하려 하면서도 오롯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을 마음. 아이가 언제든 내적 부름에 따라 떠날 수 있음을 알지만 붙들어두고 싶은 염원. 애초 창작자가 의도했던 알레고리는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관객 한 명에겐 그런 이야기로도 가닿을 수 있었다.후반부에 이르러서였다. 아들 아메는 야생늑대의 ...
2026.05.12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