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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재 영장 기각, 또다시 ‘법기술’ 용인해준 법원 [김민아 칼럼]
    박성재 영장 기각, 또다시 ‘법기술’ 용인해준 법원

    1990년 12월 3일 신문사에 입사했다. 이후 해마다 12월 3일은 입사 기념일이었다. 2024년, 그날의 의미가 바뀌었다. 12월 3일 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회사로 달려갔다. 몸이 반응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든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옳지 않다’는 감각, 주권자의 상식이 작동했을 터다.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박성재의 감각과 상식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박성재는 계엄 선포 2시간 전인 밤 8시 14분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이후 윤석열과 국방부 장관 김용현 등으로부터 계엄 관련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엔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도 있었다.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에는 박성재가 계엄 관련 서류로 추정되는 문건을 받아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전 회동 참석자 중 박성재를 제외한 3인은 모두 구속됐다.국무회의가 끝난 후 박성재는 법무부로 가서 실·국장 회의를 열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서(내란중요임무종사 등)...

    2025.10.20 14:50

  • 이재명 대통령의 젠더 인식 ‘이의 있습니다’ [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젠더 인식 ‘이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청년세대끼리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일이 벌어지고 있다)”이라며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는데….”라고 말했다.또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참석자 발언을 인용해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하고 남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 (남성은) 군대도 가야 하는데 가산점도 안 주고…”라고 전했다. 동의하기 어렵다.#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는데….”농담성이라 해도 부적절했다. 세 가지 층위로 살펴본다.첫째, 청년여성은 남성을 미워하고 있지 않다. 또래 남성과의 관계에서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낄 뿐이다. 이 대통령이 ‘안전이별’이란 용어를 아는지 궁금하다. 교제살인·불법촬영 등 젠더 기반 폭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최근에는 한국인...

    2025.09.22 14:34

  • 전한길 끌고 장동혁 따르는 ‘극우 국힘’은 어디로 [김민아 칼럼]
    전한길 끌고 장동혁 따르는 ‘극우 국힘’은 어디로

    “놀랍게도 벌써 인사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를 공개 지지했던 전한길은 “오늘도 전화 왔지만, 그런 역할 안 한다. 장 대표에게 부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구독자가 52만 명으로, 매일 만 명씩 늘어난다. 50일 지나면 100만 명”이라며 “이분들이 국민의힘 가입하면, 책임당원 절반 이상이 된다. 그럼 당대표,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를 우리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영향력을 과시했다.앞서 그는 “(내가) 대구시장 나오면 될 수 있는데,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에게 양보한다. 무조건”이라며 공천권을 쥔 듯 행세하기도 했다.국민의힘이 ‘장동혁 체제’를 출범시켰다. ‘컨벤션 효과’는 없다. 출범 사흘 뒤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23%였다. 전주보다 2%포인...

    2025.09.01 15:37

  • 이재명 대통령님, ‘스토킹 살인’도 재난입니다 [김민아 칼럼]
    이재명 대통령님, ‘스토킹 살인’도 재난입니다

    한국은 안전한 나라인가? 2024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28.9%에 그친다.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하다는 비율은 30.5%인데, 여성(44.9%)의 불안감이 남성(15.8%)보다 3배쯤 크다.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의 결핍 탓일 터다.최근의 스토킹 살인 등을 보라. 문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경기 의정부(7월26일), 울산(7월28일), 대전(7월29일), 서울(7월31일), 경남 김해·창원(8월4일)에서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가해자는 모두 전 연인·동료·지인 등 ‘아는 남성’이다. 이들 사건 중 일부는 사전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경우였다. 국가는 여성 시민을 구하지 못했다.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스프링클러 가동 여부를 따지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노후 건물 밀집지역인지, 필로티 구조인지, 소방검사는 제대로 받았는지 등 구조적 취약성도 살펴야 한다. 열...

    2025.08.12 06:00

  • 대법관 증원과 다양성 강화, 페스티나 렌테! [김민아 칼럼]
    대법관 증원과 다양성 강화, 페스티나 렌테!

    대법관 증원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 공포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4년간 4명씩 순차적으로 증원한다는 내용이다.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에 제동을 걸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언제든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 올릴 수 있는 상황이다.결론부터 말하면, 대법관 증원은 필요하다. 지금의 대법원 구조로는 주권자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없다. 다만 숫자 늘리는 데만 집중해선 곤란하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2023년 기준 상고 사건은 3만7669건(사법연감·접수 기준)에 이른다. 대법원장·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인으로 나누면 대법관 1인당 3000건 이상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 본안 사건의 70% 이상이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채 기각된다. ‘심...

    2025.06.10 06:00

  • 이준석, ‘노무현’을 모독하지 마라 [김민아 칼럼]
    이준석, ‘노무현’을 모독하지 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항상 어려운 길을 자청했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정책적인 면에선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정치적 자세에 있어선 닮으려고 노력해왔다.”(5월 12일 CBS 인터뷰)“당당하게 바른 소리 하고, 탄압받으면 탄압받는 대로 와신상담하고, 어려운 곳에 꾸준히 도전해 언젠가 뚫어내는 그런 정치, 노무현의 정신을 구현하겠다.”(13일 대구 유세)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이하 이준석)가 연일 ‘노무현’을 소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반대를 자신의 ‘범 우파 빅텐트’ 거부에 빗댄다. 노 전 대통령의 부산 도전을, 자신의 서울 노원병 도전에 비유한다.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2024년 한국갤럽 조사)으로 꼽히는 노 전 대통령의 ‘소신’ 이미지를 차용하려는 전략이다.선거에 나선 후보는 불법행위, 허위·혐오발언이 아닌 한 무엇이든 캠페인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준석의 ‘노무현 마케팅’은 어색하고 불편하다. 부끄러움은 국...

    2025.05.19 14:04

  • 국민은 12·3 계엄 이후 한덕수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김민아 칼럼]
    국민은 12·3 계엄 이후 한덕수가 한 일을 알고 있다

    SK텔레콤(SKT) 가입자다. 주말 사이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도 신청하려고 PASS앱에 접속했다. 실패했다. 접속 폭주로 먹통이었다.SKT 해킹 사태 상황이 궁금해 뉴스를 검색해봤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호칭 생략)의 ‘긴급 지시’ 기사가 떠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사업자 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관계부처는 국민불편 해소에 전력을 다하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SKT 측이 사과하며 ‘가입자 전원 유심 교체’를 발표한 시점이 25일 오전 11시다. 이후 50시간이 넘어서야 나온 지시는 ‘긴급’해 보이지 않았다.나라는 있으되 정부가 없다. 관료는 있으되 지도자가 없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직무를 겸하는 최고위 공직자가 딴생각만 하는데,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뒤 한덕수는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총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유임시켰다. 관가에선 이런 이야...

    2025.04.29 06:00

  • 졸속 개헌론, 헌정파괴세력은 있고 ‘시민’은 없다 [김민아 칼럼]
    졸속 개헌론, 헌정파괴세력은 있고 ‘시민’은 없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기 개헌론’을 제기했다. 차기 대통령선거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내용이다. 대선은 늦어도 6월 3일에는 치러지게 된다. 앞으로 57일 남았다(4월 7일 기준). 개헌이 성사된다 해도 졸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의롭지 못한’ 개헌이 될 것이란 점이다. 5W 1H 원칙에 따라 짚어본다.누가(Who)?우 의장의 개헌 제안에 가장 반색한 건 국민의힘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에 동참하고 당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의 명령으로 쫓겨난 내란수괴를 출당시키기는커녕 상왕 모시듯 하는 정당이다. 당 안팎의 내란세력과도 절연하지 않고 있다. 사과도 반성도 쇄신도 없다.지금 존재하는 헌법도 외면하는 정당을 새 헌법 만드는 테이블에 앉힐 수는 없다. 그것은 헌정질서파괴세력에 “이대로 가도 된다”며 관용을 베푸는 일이다.언제(When)?‘라이브’로 친위...

    2025.04.07 15:13

  • 최상목, 국민의힘 대선 후보 꿈꾸나 [김민아 칼럼]
    최상목, 국민의힘 대선 후보 꿈꾸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사법시험을 목표로 진학했지만, 박세일 교수(작고·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권유로 진로를 행정고시로 틀었다고 한다. 박 교수 지론은 이랬다.“사시 패스한 사람은 사건이 벌어진 다음 뒤처리하는 일을 한다. 지금 한국에는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 후진국에서 막 벗어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게 선진국을 물려줄 것이냐 하는 과제가 여러분 어깨에 달려 있다”(2023년 1월 14일 <신동아>).‘법을 잘 아는 경제관료’ 최상목.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법을 안 지키고, 이로 인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고 결정했다. 18일이 흘렀다. 최 대행은 여전히 임명하지 않고 있다.입법·행정·사법권의 분...

    2025.03.17 13:56

  • 헌법재판소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보여줄 때 [김민아 칼럼]
    헌법재판소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 보여줄 때

    오늘(25일)이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변론이 11차로 마무리된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12월 14일) 이후 73일, 비상계엄 선포(12월 3일) 이후 84일 만이다.윤석열이 직접 최후 진술에 나설 거라고 한다. 사과를 하든, 하야를 선언하든 관심없다. 윤석열의 ‘말’은 무의미하다. 텅 비어 있다.국회가 무장 계엄군에 침탈당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윤석열은 그럼에도 잡아뗐다.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뭐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아가는 느낌”(지난 4일 5차 변론). “경비와 질서 유지를 하러 간 군인들이 오히려 시민들한테 폭행을 당하는 상황이었다”(지난 11일 7차 변론).윤석열의 ‘아무 말 대잔치’는 오로지 선동에만 효용을 발휘한다. 그의 궤변과 책임 전가는 극우세력의 사법 모독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일부 지지자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집으로 몰려가 시위를...

    2025.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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