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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화려한 부활
대통령실 홈페이지 ‘뉴스룸’ 메뉴에 가면 ‘사진뉴스’ 항목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사진은 지난해 12월 12일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방문’이 마지막이다. 넉 달 넘게 두문불출했기 때문이다. 김 여사는 총선 사전투표도 윤석열 대통령과 따로, 비공개로 했다. 4·10 총선에 미칠 ‘김건희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대통령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총선이 끝나자 사정이 달라졌다. 김 여사는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곳곳에서 존재감이 드러난다.지난 17일 새벽 TV조선과 YTN이 잇따라 ‘박영선 국무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유력 검토’ 설을 쏘아올렸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공직 인사를 두고 애드벌룬을 띄우다가 여론 봐가며 접는 일이야 흔하다.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공식’ 라인이 ‘공식’ 부인했음에도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들이 ‘검토한 건 사실’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인사·홍보 담당 라인에 있지도 않은 이들이다. ‘비선’ 개입 의혹이... -
51분간의 ‘윤석열 원맨쇼’가 알려준 것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료개혁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지난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이은 세 번째 담화였다. 관심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변화 여부에 쏠렸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유연한 대응을 요구해온 터다.윤 대통령은 “근거도 없이 힘의 논리로 중단하거나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을 향해선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지만, 방점은 ‘2000명 고수’ 쪽에 찍혔다고 봐야 한다.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는 ‘원맨쇼’는 윤 대통령의 통치·소통 방식을 드러내는 ‘쇼케이스’였다. 사자성어로 분석해봤다.① 우이독경(牛耳讀經·가르치고 일러줘도 알아듣지 못함)윤 대통령은 담화 내용 대부분을 의료개혁 추진 근거와 당위성을 ... -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됩니까” 윤 대통령님!
사람이 죽었다. 타인을 구하려다 죽었다.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렸다. 군인이었다. 청년이었다. 아들이었다. 온 나라가 슬퍼했다. 분노했다.사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수사를 제대로 하자고 주장한 장교(박정훈 대령)는 항명 혐의로 징계받고 법정에 섰다.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출국금지된 전 국방부 장관(이종섭)은 기후 좋고 경치 좋은 선진국으로 떠났다. 주재국 대사가 되어.넷플릭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다. 불행하게도 현실이다. 엊그제 호주로 출국한 이 전 장관은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믿을 사람은 없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귀국하지 않을 것이다. 2027년 5월 정권이 바뀔 경우, 여권 무효화 처분을 받고 국제 미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사건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병대 채모 상병(당시 일병)은 폭우가 쏟아진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했다. 당시 박정훈 해병대 수... -
이재명 대표가 맞닥뜨린 ‘진실의 순간’
야당은 영어로 오퍼지션 파티(opposition party), 즉 반대하는 당이다. 한국에도 과반 의석을 점한 오퍼지션 파티, 더불어민주당이 있다. 다만 오퍼지션(반대) 기능은 취약하다.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4%였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2% 아래 성장률 기록이 세 번 있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이다. 2023년엔 대형 악재가 없었다. 오로지 정부 책임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집요하게 따지는 걸 본 기억이 없다.지난 15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는 해 지기 훨씬 전에 끝났다. 전임 장관들 청문회는 대부분 자정 가까이에 마무리됐다. “검사 독재 청산”(이재명 대표)을 외치는 민주당의 칼날은 무뎠다.오퍼지션 파티는 뭘 하고 있나. 자기들끼리 치열하게 오퍼지션 중이다. 한동안 친이재명(친명)-비이재명(비명)으로 갈려 싸우더니, 비명 핵심이 ... -
한동훈의 승리? ‘김건희’는요?
지난 26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4월 총선 및 도의원 보선에 나설 예비후보들을 모아놓고 ‘준법선거·클린선거 선언식’을 열었다. 예비후보들은 클린선거 선언 이후 각자 소신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사회자가 “그런 질문은 기자회견 이후 개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7명의 예비후보들은 답하지 않았다(<뉴스제주> 참조).이른바 ‘윤·한 대전’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승리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충남 서천 화재 현장에서 ‘90도 폴더 인사’를 한 걸 두고도 승자의 아량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갤럽·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게 나타난 것도 승리의 증거로 간주된다.한 위원장은 승리했나? 갈등 봉합 이후 그는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
‘김건희 방탄’에 한몸 된 윤 대통령과 한동훈
이태원 참사 이후 진솔한 사과와 책임 규명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며 쓴 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을까?’ 그때 판단은 이랬다. “윤 대통령의 목표는 ‘대통령이 되는 일’ 자체였음이 드러나고 있다.”[김민아 칼럼] 윤석열,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을까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했다. 추모법회, 추모예배, 추모미사에 갔...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11072039005?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틀렸다. 윤 대통령에겐 목표가 있었다. 아내를 보호하는 일이다. 1993년 문민정부 수립 이후 어떤 대통령도 감히 생각 못한 ‘가족 수사 거부’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한 보수언론 논객의 글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무렵 김건희 여사가 입당을 권유하... -
윤석열 김홍일 한동훈, ‘검사 삼형제’ 정권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이로써 ‘검사 삼형제 정권’이 완성됐다. 3형제의 맏형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둘째는 윤석열 대통령, 막내는 한 전 장관이다. 검찰 재직 시절 윤 대통령은 네 살 위 김 후보자를 ‘형’으로, 한 전 장관은 열세 살 위 윤 대통령을 ‘석열이 형’으로 불렀다고 한다.‘호형호제’ 하던 사람들끼리 대통령·집권여당 대표·방송통신 총수를 나눠 갖게 된 것이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검사 삼형제는 민주공화국이 지켜온 상식과 관행을 파괴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된 지 2주 이상 흐르고 국회 인사청문회가 코앞인데도 권익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권익위원장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방통위원장 후보자 자격으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양다리’ 장관급이다.그러더니 성탄절 연휴 전날(22일) 오후 ‘비공개’ 이임식을... -
서울의 봄, 김오랑이 끝내 이기길 바란다
영화 <서울의 봄>은 실패기다. 반란군은 권력욕으로 이글이글한데 진압군은 시종일관 무기력하다. 전두광 보안사령관(황정민·현실의 전두환)은 떼거리를 몰고다니는데,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정우성·현실의 장태완)은 혼자 전화통만 붙들고 있다.‘스포일러’인 한국 현대사를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 해도 결말을 짐작할 만하다. 영화를 본 관객 465만명(3일 현재)이 단죄하지 못한 역사에 분노하는 이유다.단죄하지 못한 역사, 맞다. 전두환·노태우는 잠시 감옥에 다녀왔을 뿐이다. 사면된 뒤 평온한 만년을 보내다 ‘자연사’했다. 노태우는 사후 ‘국가장’ 영예까지 누렸다.하지만 잊어선 안 될 것이 있다. 지금은 평온했던 만년과 자연사로 기억되지만, 그들은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전)과 징역 17년(노)을 확정받은 중죄인이다. 사면은 실정법 차원의 문제일 뿐이다. 반란·내란으로 권력을 찬탈하고 시민을 학살한 범죄 사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된다. 그들을 형사처벌한 의... -
이재명 대표, 지금 뭐하십니까
‘부자 몸조심’이란 속담이 있다. “유리한 처지에서 모험을 피하고 안전을 꾀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이다. 22대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부자 몸조심 하는 당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다. 총선 낙관론이 지배적이라고 한다.현재의 여론조사는 현재의 여론 흐름을 보여줄 뿐이다. 다섯 달 후 여론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총선 전망과 관련해 참고할 지표는 존재한다. 정권 심판·지원론과 대통령 지지율이다.지난 10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총선에서 ‘현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이 46%였다. ‘현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40%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55%)가 ‘잘하고 있다’(36%)를 앞질렀다.그러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37%)이 더불어민주당(34%)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정권... -
이선균이 김승희 가릴 순 없다
주말을 앞둔 20일, 두 가지 뉴스가 터져나왔다.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그리고 배우 이선균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다. 이씨 의혹은 전날부터 소문으로 돌았으나, 특정되지 않은 상태였다.실명이 공개된 것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김 전 비서관 의혹을 폭로한 이후다. ‘보이지 않는 손’ 같은 음모론엔 관심없다. 다만 대중의 시선이 이씨에게 쏠린 사이, 김 전 비서관 의혹이 묻혀선 안 된다고 여긴다.의혹의 개요는 이렇다.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은 지난 7월 2학년 여학생을 폭행해 전치 9주 상해를 입혔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사건 발생 두 달 후에야 열렸다. 피해 아동 학부모가 강제전학을 요구했으나 ‘학급 교체’에 그쳤다. 동급생이 아닌 만큼 의미 없는 조치다. 학폭위 총점 16점부터 강제전학인데 가해 학생은 딱 1점 모자라는 15점을 받았다.김 전 비서관 부인은 학폭 가해를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