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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
  • 전체 기사 50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재정 지배’와 통화 시스템의 미래
    ‘재정 지배’와 통화 시스템의 미래

    근대 이후로 재정과 통화 및 금융은 제도적 차원에서 볼 때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고 그 관계가 표출되는 방식은 다양했다 ‘재정 지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그 두 요소의 결합 방식은 큰 변화의 조짐을 암시하는 말이 아닐까 이 걱정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난 40년의 세계는 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올해 1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경제학회 연례 회의에서 언급했던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라는 낯선 말이 계속 떠돌고 있다. 이는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미국, 나아가 세계 통화 체제의 혼란이라는 불길한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말 자체의 의미는 어려운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니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통화 및 금리 정책이 재정 적자의 악화에 대한 고려에 지배당하는 상황을 말한다.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분명하다. 지난달 ...

    2026.06.29 20:13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대한민국의 B형 간염, 다 나았나
    대한민국의 B형 간염, 다 나았나

    우리가 의식 못하는 사이 한국은 오랫동안 침몰했고 윤석열 정부 3년간 급격히 아래로 처박혔다 이재명 정부 1년간 아래로 처박히던 한국에 중대한 변곡점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붕괴 사태서 빠져나와 새로운 경로를 찾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중한 3년의 시간 동안 우리가 놓치고 잃은 기회를 찾아내고 활용하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병 가운데는 죽음에 이를 수 있지만 저절로 나아 자신이 앓은 줄도 모르고 지나가는 병이 있다. B형 간염이 그러하다. 잘못 진행되면 간경화증을 거쳐 간암에 이르게 되지만, 감염된 성인들의 70% 이상이 자연 치유된다고 한다. 이는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윤석열 정권 3년과 2024년 말의 계엄 사태는 많은 이들이 윤석열 집단을 위시한 일부 인물들의 엽기적인 일탈 행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윤석열 정권 3년간 우리는 나라 전체가 붕괴할 위험을 안...

    2026.06.01 19:59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기본소득이 답이라고?
    기본소득이 답이라고?

    ‘생산력 증대로 발생한 잉여를 기본소득으로 나누면 된다’는 발상에 그치고 그에 따른 문제들과 씨름하지 않는다면,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역사적 특징을 완전히 간과한 것이며 리카도 이전의 경제학으로 퇴행하는 것이다 이제 산업문명은 다시 정치경제학이 꼭 필요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인공지능(AI)과 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와 소득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하나의 대답이 글자 그대로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기본소득이다. 이제 노동시장 자체가 감소할 위험에 처했으니, 증대된 생산력과 경제적 잉여를 국가가 조세로 흡수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동, 소득, 조세, 재분배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면서 미래 사회의 상상력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개념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에는 너무나 많은 논리적인 맹점이 있다. 인...

    2026.05.04 20:02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비료, 신흥산업국, 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
    비료, 신흥산업국, 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은 미국이란 통화 시스템서 강력한 통치구조가 작동해 끝이 났다 브레이크를 걸 레버가 있었던 셈이다 하나 지금 그 레버는 없다 글로벌 곡물 공급망은 세계적 사회 불안에 약하며 충격은 예상보다 빨리 온다 회색 코뿔소라고 하던가 뻔히 다가오고 있지만 막을 레버가 마땅찮은 위협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레버가 있을까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누리엘 루비니는 오래된 경고를 반복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리는 동시에 성장을 짓누르고, 1970년대가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애덤 투즈는 반박했다. 1970년대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 오일쇼크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직결된 것은 강력한 노조가 유가 상승분을 임금 인상으로 보전받았기 때문으로,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앞뒤로 맞물리면서 지속적인 악순환 고리를 만들었던 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2026.04.06 19:52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메가프로젝트’ 전쟁 기계가 나타났다
    ‘메가프로젝트’ 전쟁 기계가 나타났다

    ‘복합위기’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이번 전쟁으로 우리는 그 위기의 실타래들이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와중에 목숨을 잃은 이들, 사랑하는 이들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을 맞은 이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메가프로젝트’로 나타난 전쟁 기계의 성격과 의미를 깊게 철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라도팔란티어, 아마존 웹서비스, 스타링크, 클로드. 이번 이란 전쟁에서 이 이름들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였다는 사실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인공지능이 표적을 식별하고, 위성 통신망이 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작전의 순서를 계산한다. 소셜미디어는 그 위에 얹힌 또 다른 감시망이 되어 내부 여론의 흐름을 드러낸다. 이 모든 기술이 동시에 작동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인공지능 전쟁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지금 벌어지는 변화의 절반만을 설명한다.작전이 시작...

    2026.03.09 20:17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대학의 세 기능을 해체하자
    대학의 세 기능을 해체하자

    졸업장 발급 기관이자 연구자 양성 기관이자 대규모 지식 생산 기관의 기능을 억지로 겹쳐놓은 대학들이 지속 가능할까 대부분 대학들은 조만간 존망 위기에 처할 수 있어 이제 이 세 가지 기능을 스스로 풀어놓을 때가 된 것이 아닐까 1876년 대학원만 있는 존스홉킨스대학의 설립은 20세기형 대학의 진화를 촉발한 중요한 계기였다 지금도 그에 맞먹는 혁신이 문 앞에 다가와 있을 것나는 학계 밖의 사람이므로 대학 문제에 대해 입을 열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다. 내부자가 아니므로 함부로 발언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지만, 이해관계가 없으므로 내부자들의 많은 숫자가 공유하고 있지만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대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지랖인 줄 알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 지식 생산 및 유통 그리고 대학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을 빌려 몇 마디 나누어보고자 한다.오늘날의 대학 제도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기능이 중첩되어 있다....

    2026.02.02 19:54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모든 곳이 베네수엘라는 아니다
    모든 곳이 베네수엘라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구축해 왔던 세계 질서는 트럼프 시대에 분명히 상전벽해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것이 그 이전 1930년대로의 회귀인지 아니면 전대미문의 새로운 질서의 출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주권국가도 현재의 국제 제도도 불변의 것들이 아니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떠오르고 사라지는 것들일 뿐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 의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 납치 사건으로 국내외 여론의 충격이 크다. ‘국제법의 종말’을 넘어서 ‘주권국가의 종말’과 ‘강대국 독주 시대’가 이야기되며, 급기야 일부에서는 ‘여러 강대국 세력권이 할거하는 세계 질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의미와 파장을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권국가라는 국제 질서가 나타난 것은 그다지 오래전의 일이 아니며, 그것을 낳았던 지정학적 구조가 변화하면서 그러한 질서가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된 일이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서 새롭게 나타난 변화가...

    2026.01.05 20:01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수정된 ‘말발굽 이론’
    수정된 ‘말발굽 이론’

    1차원적 정치 지형이 2차원적 지형으로 급변하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급진 세력의 발흥 통한 급속한 변화로 귀결될까 아니면 기존 온건 세력의 혁신을 통한 안정 속 변화로 귀결될까 서로를 좌파, 우파로 몰아붙이면서 1차원에만 갇혀 있는 우리의 정치 및 담론 지형은 이 현상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새로 선출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여러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맘다니 시장은 미국 민주당, 그것도 맨 왼쪽에 해당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 그룹의 일원으로서 사회주의자로 자처하는 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하다시피 미국 정치 우경화의 선두에 있는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오랜 대화를 하고 나서 날 선 질문들을 던지는 기자들 앞에 나타나 화기애애하게 협력과 상호이해를 과시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 심지어 충격까지 안겨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맘다니 시장이 기성 정치·...

    2025.12.01 20:11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자유주의 질서의 황혼
    자유주의 질서의 황혼

    1776년은 자유주의 정치경제 사상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며, 어쩌면 원년(元年)일지도 모른다. 미국 독립선언서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모두 이해에 출간됐기 때문이다. 전자는 자유주의 정치 질서를 구현하는 원형이라고 할 미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는 문서다. 후자는 자유주의 경제 질서가 어떤 가치를 담고 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문서다. 그런데 이 1776년에는 결을 달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다.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이 상품화 단계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왜 ‘결을 달리한다’고 하는 것인가? 자유주의가 그려내는 사회의 비전과 산업혁명이 그려내는 사회의 비전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18세기 말의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마치 같은 뿌리에서 나온 쌍생아처럼 말하곤 하지만, 가만히 따지고 보면 이는 큰 문제가 있는 관점이다. 미국 독립선언서와 미국 헌법, 그리고 <국부론> 모두가 산업혁명 이전...

    2025.10.27 20:18

  • [홍기빈의 두 번째 의견]삼권분립 운운할 때가 아니다
    삼권분립 운운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던 것은 12월3일 밤에 벌였던 쿠데타 때문만은 아니었다 입법부 3분의 1·행정부·사법부가 지루하게 펼쳤던 쿠데타 옹호 세력의 준동이 더 큰 원인이었다 지금 이야기되는 내란특별법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일 뿐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여당이 준비하는 내란특별법에 대해 “그게 왜 위헌인가”라고 물으면서 “권력의 서열과 순서”를 언급했고, 국민에게서 권력을 위임받는 과정인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이 분명한 우위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헌정의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는 반론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권분립은 헌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반드시 존중되어야 하지만, 나는 내란 청산의 문제에 관한 한 이 원칙을 최상위에 놓는 것은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비례성의 원칙”을 존중하는 한에서 “선출된 권력”이 우위를 가져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헌법 정신과 일치한다고...

    2025.09.1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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