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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돌보는 남성 늘도록 ‘젠더 전환’서 답 찾아야 [플랫]
전문가들은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돌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남성이 ‘무급돌봄’을, 여성은 ‘유급노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젠더 전환’ 논의와 맞물려 있다. 남성은 그간 누군가 무급으로 감당해야 했던 돌봄에 더 참여하고, 여성은 가사·돌봄으로 중단해야 했던 자신의 일자리를 지켜가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 김현미 연세대 교수,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등 여성 노동·돌봄 전문가들에게 정책·의제 우선순위를 물어봤다.남성은 ‘무급돌봄’을, 여성은 ‘유급노동’을전문가들은 단순하게 남성의 돌봄 역할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남성성 전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경희 위원은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가 발전되어 왔... -
아빠도 충분히 주양육자 될 수 있다, 일터가 돌봄을 받아들이면 [플랫]
“현우랑 승우, 이제 엄마한테 인사하자. 엄마 안녕~” “엄마 안녕~”지난 7일 오전 8시30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노제원씨(41)의 집. 아빠 노씨가 32개월 된 쌍둥이 아들 현우, 승우의 손을 이끌고 현관으로 향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문 앞에 서 있던 엄마 안은희씨(41)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아이들은 익숙한 듯 엄마를 배웅하더니 다시 아빠의 품으로 달려들었다.집에 남은 노씨는 아침부터 활기차게 뛰는 아이들을 붙잡아 밥을 마저 먹이고, 깨끗이 씻기고, 옷을 입히고, 10분 거리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켠 오전 9시 10분 그의 업무는 시작된다. 노씨는 “일주일에 두 번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들을 챙기고 돌본다”며 “업무 시간을 조절하며 일도 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남성이 ‘돌봄 영역’으로 들어오려면경향신문 플랫팀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초점집단... -
“플랫 아파트 입주를 축하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방”,“결국 안심할 수 있는 방”,“나 혼자 편히 쉴 수 있는 방”,“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나만의 방.”입주자님들에게 이런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그 방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곰곰 떠올려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470개의 방들이 ‘플랫 아파트’에 만들어졌습니다.플랫팀은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인터랙티브 페이지 ‘플랫 아파트-자기만의 방’(▶바로가기)을 공개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자기만의 방을 원하고 있을까? 입주자님들이 직접 자신의 공간을 꾸며보고 이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만든 콘텐츠였어요.지난 19일간 470명(26일 오전 기준)의 입주자분들이 플랫 아파트에 입주해주셨습니다. 5명의 기자들이 입주한 ‘관리동’만 있던 단출한 아파트는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총 59개 동으로 이뤄진 대규모 단지로 성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도와 현실의 디커플링 “제도는 다 있다, 왜 굴러가지 않는가” [플랫]
“부장님이 저한테 10번이나 물어보더라고요. ‘1억원 주면 애 낳을 거야?’라고요. 그래서 대답했죠. ‘1억원 갖고는 못 낳는다’고요.”금융업계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배유진씨(29·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유진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고졸 취업과 직업 교육 지원 정책으로 대기업에 입사해 10년째 다니고 있다. 대학 학자금을 대출받지 않았고 사회 진출이 빨랐기에 지금은 ‘잘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만약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워낸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지금 우리 사회에선 좋은 데 취직하려면 무조건 대학을 가야하고, 그러기 위해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돈을 쏟아부어야 하잖아요. 1억 준다고 모든 게 해결되나요? 정작 낳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고민은 사회 전반에 없는 것 같아요.”정부는 2006년 이후 수백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수많은 저출생 대책을 내놨다. 부영그룹의 ‘1억원 지원’ 등 민간 기업에서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
“저출산 주범, 너희가 좋다”…‘모성 페널티’로 이익을 얻는 자는[플랫]
“너네는 저출산 주범이야, 근데 변수가 없으니까 (너네 같은) ‘딩크’가 좋아.”50대 남성 팀장은 자주 이런 말을 했다. 그는 14년째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오누리씨(35·가명)의 직장 상사다. 오씨가 속한 팀에는 여성 6명이 있는데 한 명만 아이가 있고 다들 ‘딩크(맞벌이 무자녀 가정)’다. 아이가 있는 유일한 직원이 아이가 아파 갑자기 병원을 가겠다고 하면 팀장은 일단 “들어가라”고 한 뒤 돌아서서는 “왜 맨날 아프냐”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남은 팀원들에게는 ‘남자들 입장’이라며 너희가 저출산 주범이지만 변수가 없어서 좋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가부장적인데,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요.”경향신문 플랫팀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정규직 6명, 비정규직 7명의 20~30대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5~16일 4시간씩 초점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FGI)을 실시했다. FGI는 심층 집단 인터뷰를 통해 개인별 의견을 넘어 참여자들의 ... -
지금, 2030 여성에게 ‘일은 시민권’이다
2015년 처음으로 여성 고용률(50.1%)이 50%를 넘었다. 30대 여성 고용률은 2015년 56.9%에서 2023년 6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을 어떤 반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이때부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2015년 이후의 하락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하락’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5년 1.24명을 기점으로 매년 출산율이 하락해 올해는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2030 여성들이 ‘일’을 선택하고 있다. ‘아이’는 포기했거나 고민 중이다. 이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경제적 자립’을 통해 ‘자기만의 방’을 꾸리는 생애계획을 수립하려 한다. 이들의 생애계획에서 ‘가정’은 후순위다. 이미 선배 세대들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2030 여성들은 ‘출산 후 경력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혼, ... -
불안하다, 출산하는 순간 영영 출근하지 못할까봐
2015년 처음으로 여성 고용률(50.1%)이 50%를 넘었다. 30대 여성 고용률은 2015년 56.9%에서 2023년 6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을 어떤 반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이때부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2015년 이후의 하락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하락’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5년 1.24명을 기점으로 매년 출산율이 하락해 올해는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2030 여성들이 ‘일’을 선택하고 있다. ‘아이’는 포기했거나 고민 중이다. 이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경제적 자립’을 통해 ‘자기만의 방’을 꾸리는 생애계획을 수립하려 한다. 이들의 생애계획에서 ‘가정’은 후순위다. 이미 선배 세대들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2030 여성들은 ‘출산 후 경력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혼, ... -
‘플랫 아파트’에 입주해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보세요
20세기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1929년 펴낸 책 ‘자기만의 방’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개인이 최소한의 행복과 자유를 누리려면 연간 500파운드의 고정 수입과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여성이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된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쓸 수 있는 용기와 자유로운 습성을 가진다면 누구든 시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이죠.2024년 현재, 당신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있나요? 경향신문 플랫팀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와 함께 “플랫 아파트-자기만의 방”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독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직접 자신의 공간을 꾸며 보고, 여기엔 무엇이 담겨야 하는지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입주자들은 ①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② 방을 꾸미고, ③ 내가 삶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기록하고 ④ 플랫... -
포기했다, 커리어에서 돈이나 시간 혹은 성취감을
2015년 처음으로 여성 고용률(50.1%)이 50%를 넘었다. 30대 여성 고용률은 2015년 56.9%에서 2023년 6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을 어떤 반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티핑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이때부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2015년 이후의 하락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하락’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5년 1.24명을 기점으로 매년 출산율이 하락해 올해는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2030 여성들이 ‘일’을 선택하고 있다. ‘아이’는 포기했거나 고민 중이다. 이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경제적 자립’을 통해 ‘자기만의 방’을 꾸리는 생애계획을 수립하려 한다. 이들의 생애계획에서 ‘가정’은 후순위다. 이미 선배 세대들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2030 여성들은 ‘출산 후 경력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