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광고도 ‘글로벌 시대’

이용균 기자

170개국에 중계된다는데…이젠 영어 문구로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의 KBO리그 중계에 발맞춰 구장의 광고도 광고주 요청에 따라 영문으로 바뀌고 있다. 위부터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커피브랜드 맥심, 도루코 면도기, LG 올레드 TV의 종전 광고(왼쪽)와 영문 변경 후 광고. 키움·LG 구단 제공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의 KBO리그 중계에 발맞춰 구장의 광고도 광고주 요청에 따라 영문으로 바뀌고 있다. 위부터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커피브랜드 맥심, 도루코 면도기, LG 올레드 TV의 종전 광고(왼쪽)와 영문 변경 후 광고. 키움·LG 구단 제공

ESPN 통해 전 세계서 시청 가능
라면·커피 등 확장력 있는 상품
잇달아 외국인용 영문 이미지로

KBO리그가 TV 중계권 협상 때 꼭 포함시키는 것은 중계 경기의 범위다. 정규시즌 전체 경기의 90%가 넘는 범위에서 반드시 커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중계가 필요한 이유는 야구 경기라는 콘텐츠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각 구단의 ‘수익’을 보장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중계를 통해 야구장 여기저기에 붙여 놓은 ‘광고’가 노출된다. 포수 뒤쪽의 벽이 화려한 것은 경기 중 카메라에 가장 많이 잡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포수 뒤쪽, 백네트 밑 벽은 당연히 광고비가 비싸다. 그곳에 한때 수많은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가 붙었다. 지금은 많은 구장이 LED를 활용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다.

2020시즌 KBO리그 개막은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5월5일에야 이뤄졌다. 무관중 경기지만, 중계가 되기 때문에 광고는 유효하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특별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개막 직전 KBO리그의 ESPN 중계가 확정됐다. 하루 1경기, 1주일 6경기가 미국에 중계된다. 국내 케이블TV를 통해서만 유통되던 야구장 광고가 이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퍼져나가는 상황이 됐다. KBO에 따르면 ESPN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170개국까지 KBO리그 중계가 퍼진 상태다. 중계와 함께 야구장 광고도 ‘글로벌’의 길이 열렸다.

야구장 광고도 ‘글로벌 시대’

각 구단 야구장 광고를 대행하는 업체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야구장 광고는 지금 ‘한글’에서 ‘영어’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 시장을 향해 확장력을 가진 ‘라면’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창원 NC 파크 백네트 광고에 들어가던 오뚜기 진라면 광고는 시즌 개막 뒤 ‘Jin Ramen’으로 바뀌었다.

‘오뚜기’라는 회사명도 OTTOGI로 병기했다. 원래는 새로 출시한 진비빔면 광고였는데,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는 진라면 광고로 변경됐다. Jin Ramen은 인천SK행복드림 구장과 고척스카이돔, 라이온즈 파크 등에도 모두 영문으로 노출된다. 고척스카이돔에 광고하는 농심 신라면도 회사명을 NONGSHIM으로 바꾸고, 영문 SHIN RAMYUN을 병기하는 이미지로 광고 내용이 바뀌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봉지 커피’도 서둘러 영문으로 바꿨다. 동서식품은 ‘모카골드 마일드’와 ‘에스프레소’를 모두 영문으로 바꿔 넣었다. 면도기 업체 도루코 또한 영문 DORCO를 한글 ‘도루코’보다 더 크게 적은 광고 이미지로 교체했다. 라이온즈 파크에는 ‘DGB 대구은행’이 영문광고로 바뀌었다.

야구단 모기업이 대부분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그룹 광고 역시 빠르게 영문으로 고쳐졌다. 개막 직후 LG 선수들의 헬멧에는 ‘LG 올레드 TV’라고 적혔었는데, ESPN 중계 이후 ‘LG OLED TV’로 변경됐다. 두산 역시 시즌 초반 헬멧에 적혀 있던 ‘두산 인프라코어’라는 글씨가 ‘DOOSAN’이라는 글자 옆에 포크레인 그림이 붙은 광고로 바뀌었다.

한화 역시 계열사 중 미국법인이 있는 한화솔루션의 광고를 영문으로 바꿨다. 헬멧과 포수 뒷면 백네트 광고가 모두 영문으로 나간다. KT는 아직까지 한번도 홈경기가 ESPN을 통해 중계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미국 중계가 편성되면 원하는 광고주에 한해 광고 이미지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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