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존’ 좁아졌는데도 ‘투고타저’ 설명하기 어려운 ‘저득점 시즌’

이용균 기자

강한 공 던지는 젊은 투수들 많고
올림픽 휴식기·우천 취소도 영향
저변 얕고 외국인 의존도 큰 탓도

이의리 | 김진욱

이의리 | 김진욱

2021시즌 KBO리그 팀당 한 경기 평균득점은 1일 기준 4.89점이다. 지난해 5.16점에 비해 5% 감소했다. 후반기 들어 ‘저득점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후반기 경기 평균득점은 4.55점으로 더 줄었다. 갑작스러운 공인구 변화로 경기당 득점이 4.55점으로 줄어든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마지막 투고타저 시즌이라 할 수 있는 2013시즌의 4.65점보다 더 적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엄격한 스트라이크 존 적용에 따라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 이는 분명 타고투저 조건인데, 실제 득점환경은 투고타저 흐름을 타고 있다. KBO리그에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유를 콕 짚어 설명하기 힘들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이 특별히 압도적이라는 느낌은 없는데 기록상으로는 득점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며 “이유를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 역시 “정확히 이거다 하는 이유는 찾기 어렵다”면서도 “강한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아졌다는 점과 리그 일정에 따른 변수가 많아 타자들이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올시즌 KBO리그에는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 삼성 이승현 등 신인 좌완 트리오 등이 가세하면서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다소 늘어났다.

LG 이민호(평균 145.7㎞), 롯데 박세웅(145.4㎞), 삼성 원태인(145.1㎞), KT 배제성(144.6㎞) 등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 중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지적한 리그 일정의 변수로는 올림픽 브레이크와 잦은 우천 취소 등이 꼽힌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운 초반에 어려움을 겪다가 따뜻해지면서 살아나는 리듬을 갖는다. 그런데 올시즌 우천 취소가 잦고 리그가 중간에 멈추면서 타자들이 리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타자들에게 출루 가치가 높아지면서 스윙을 아끼는 경향이 생긴 것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올시즌 타자들의 스윙률은 43.9%로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타고투저가 가장 심했던 2018시즌 스윙률은 46.5%였다. 후반기 연장 폐지와 함께 ‘1점’을 따내는 경기 운영 압박이 커진 것도 득점 감소를 가속화시킨다.

외인 타자들의 전체적 부진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2021시즌 공격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TOP 20위 안에 외인 타자는 NC 알테어(15위·2.74), 삼성 피렐라(19위·2.49) 둘뿐이다. 두산 페르난데스가 2.04로 29위에 올라 있다.

외부 조건 변화에도 투타 밸런스의 역전이 벌어지는 것은 KBO리그가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리그 저변이 얕고, 외인 포함 일부 주전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기 때문이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