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나를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노도현 기자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형’ 진화

KBO 역대 타율 1위 기록 ‘진행형’

올 시즌도 키움 반등 ‘일등공신’

이정후 “나를 넘어, 더 높은 곳을 향하여”

프로야구 키움의 ‘천재 타자’ 이정후(24·사진)는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형으로 거듭나고 있다. 숱한 투수와 맞서고 방망이 화력을 겨루지만 늘 첫 번째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이다. 올 시즌에도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기준 통산 타율 0.339로 KBO리그 역대 타율 1위(3000타석 기준)에 올라 있다. 201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타율이 0.320을 밑돈 적이 없다. 지난 4월에는 리그 최연소(23세7개월28일)이자 최소 경기(670경기) 900안타 기록을 새로 썼다. 외야 수비도 뛰어나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장타력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두산전에서 10홈런을 달성하며 약점을 지웠다. 요즘은 “20홈런에 도전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때마다 이정후는 “홈런 욕심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지난 16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났을 때도 같은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야구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이정후는 “홈런 개수보다는 홈런 대부분이 클러치 상황에서 나왔다는 게 더 뜻깊다”고 운을 뗐다. 홈런 10개 중 9개가 3점차 이내 팽팽한 승부에서 나왔다. 이정후는 “지금은 OPS(출루율+장타율)를 더 중요하게 보는 시대라 안타를 많이 치지 않아도 좋은 타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래도 상징성이 있는 타율에 로망이 있다”며 “홈런을 욕심내기보다 장점을 더 잘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할2푼대인 시즌 타율에 만족하지 않는 그의 승부욕이 엿보였다.

타율 같은 전통적 지표뿐만 아니라 세이버매트릭스 지표까지 꼼꼼히 챙긴다. 올해는 BABIP(인플레이 타구 중 안타 비율)이 떨어져서 걱정이란다. BABIP은 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정후는 “올해 내 BABIP(0.310·27위)이 통산 기록(0.358)보다 너무 떨어졌다”며 “쓰레기를 열심히 주워야겠다”고 말했다. 안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착한 일을 많이 해야겠다는 농담이었다.

최근 행보를 보자면 머지않아 바빕신(神)의 가호가 따를지 모른다. 이정후는 10호포 기록 당시 ‘홈런 배송’으로 화제를 모았다. 외야석에서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팬의 발밑에 정확히 홈런공을 날려보냈다. 다음날에도 경기장을 찾은 해당 팬에게 좌석 업그레이드와 함께 사인배트를 선물했다. 실력만큼 팬서비스도 수준급이다.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퓨처스팀 감독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힘이 좋아질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한층 강해진 이정후는 리그 2위까지 올라선 키움의 반등에 앞장서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나만의 타격이 정립돼 그 느낌을 잊지 않으려 했다. 작년과 바뀐 건 없다”며 “아버지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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